票대결땐 경영진 불리…‘먹튀’ 속수무책- 엘리엇 경계심 고조
이사회 장악 단기차익 노려
기업 취약성 상시 모니터링
자본·지배구조 등 개선 필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이른바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까지 행동주의 헤지펀드 규모가 3배로 불어난 가운데 갈수록 표 대결에서 경영진이 헤지펀드에 승리할 확률이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먹튀’ 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대처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대량의 주식 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로 등재된 후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기업 및 보유 주식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규모가 불어났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당시 362억 달러이던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3분기 기준)에는 1121억 달러를 기록하며 5년 만에 3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처럼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경영진과의 분쟁도 잦아졌지만 갈수록 헤지펀드에 대한 경영진의 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지난 2010년 당시 헤지펀드와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경영진이 승리한 비율은 65%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승률이 꾸준히 하락해 2011년 56%, 2012년 54%, 2013년 40%, 2014년 41%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제는 10번 대결하면 절반도 이기지 못하는 셈이다.

상당수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은 장기적 관점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사회 장악 및 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단기 차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일반 헤지펀드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1년 누적수익률은 11.82%를 기록해 전체 헤지펀드 수익률(7.88%)을 크게 앞섰다.

김예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행동주의 투자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본 구조와 지배구조, 사업 전략 등의 측면에서 자신의 취약성을 상시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방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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