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 6곳과 이들이 거쳤던 병원 20곳 등 전국 26개 병원의 실명(實名)을 공개하면서 병원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하루 8000명 이상이던 외래환자가 30% 이상 준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관련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 환자들도 예약된 외래진료와 입원, 수술, 건강 검진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 일반 감기는 물론 골절과 암 등 중증 질환을 앓는 환자들까지 병원 기피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메르스에 대한 필요 이상의 불안감 때문에 병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병 키우면 역효과 = 병원 진료나 수술을 예약했다면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감염에 대한 필요 이상의 공포감 때문에 다른 질환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몸이 아파서 검진이나 수술이 필요한데도 무작정 참는 것은 또 다른 심각한 질환을 부를 수 있다. 당뇨, 고혈압과 같이 정기적인 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예정된 진료 일정에 따라 진찰을 받지 않으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암, 뇌출혈 등 조기 치료가 완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의 경우에도 병원 진료를 미루지 말고 적절한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질환에 대한 방어 능력이 성인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영유아도 병원 방문을 무작정 미루는 것은 위험하다.
◇바이러스 생존 기간만 위험 = 메르스 관련 병원이라고 해도 환자가 머문 지 이틀이 지난 뒤라면 메르스 바이러스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환자의 체내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활동하는 기간은 최대 48시간이다. 이미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의료기관은 현재 시점에서는 위험 지역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메르스 환자가 머물렀던 시기에 해당 의료기관을 방문했다면 주의해야 한다.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시기를 고려하면 환자가 거쳐 간 이틀 뒤까지로 볼 수 있다. 이 기간에 해당 의료기관을 방문한 이후 37.5도 이상의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치료받고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병문안은 자제해야 = 병원 진료나 검사를 제외한 불필요한 병원 방문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메르스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병문안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32·33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 11번 환자를 1시간 남짓 만난 뒤 감염됐다. 32번 환자(54)와 33번 환자(47)는 11번 환자(여·79, 32번 환자의 어머니)를 병문안하는 과정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