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 내놓고 대책 제시했지만 정보공유 없이 지자체와 갈등 지난 2009∼2010년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대유행한 이후 정부에서 백서를 발간해 보완 대책을 내놨지만 이 중 대부분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상황에서 5년 전 문제점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며 초동대응은 물론이고 치료단계에서도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 메르스 비상대책특위 소속인 신의진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8일 공개한 ‘2009∼2010 신종 인플루엔자 대응 백서’(2010년 7월 발간)에 따르면 현재 지적되는 보건 당국의 대응 미숙 문제점은 이미 5년 전 지적됐고 관련 보완대책까지 제시됐다.

백서는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방역대책본부, 일선 보건소 간의 정책 결정 관련 의사소통 및 정보공유가 미흡하다’며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등 기관 사이의 소통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는 병원 정보 등을 비공개하다 서울시·성남시 등이 공개하자 여론에 밀려 뒤늦게 공개하는 등 지자체와 불협화음을 빚었다.

역학조사관 등 전문인력의 확충도 5년 전 개선점으로 제시됐지만 현재도 여전히 시행되지 않은 상태다. 당시 백서는 군 복무 대체인력인 공중보건의사가 시도별로 1∼2명씩 역학조사관으로 근무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민간 전문가의 양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에도 국내 역학조사관은 34명에 불과하며 더구나 이 중 2명을 제외한 32명은 공중보건의다.

전염병의 검진 지연 문제도 이번에 그대로 반복됐다. 백서는 ‘질병관리본부 및 일부 보건환경연구원에서만 확진을 시행하여 조속한 확진이 지연됐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검사기법에 의한 진단체계 구축을 위해 진단 및 연구 인프라 확대 및 이를 위한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질병관리본부만 확진 권한을 쥐며 감염자나 감염 우려자에 대해 신속히 조치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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