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기업, 나가야 산다#1. 필리핀 조선 산업은 지난 4월 월간 기준으로 선박 수주량이 한·중·일 3강 구도를 넘어 세계 1위에 오르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한 달 수주량은 1조1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한국 전체 선박 수주량과 맞먹는다. 필리핀의 조선 산업의 성공 배경에는 부산 영도조선소의 협소한 부지로 인해 초대형선 수주 경쟁에 참가하지 못한 한진중공업이 ‘수빅조선소’를 건설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대형 선박 수주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2.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네덜란드계 대형 마트 체인인 ‘마크로’ 매장 19개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한국은 경기 침체와 유통사업 관련 규제로 롯데마크가 성장 한계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지만, 인도네시아 소매시장은 지속해서 두 자리의 신장을 거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인도네시아에 37개 도소매 대형 마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1조6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필리핀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세계 조선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선광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 인천항 개장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인 7만4615t급 현대도쿄호가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세계 조선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선광인천컨테이너터미널에 인천항 개장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인 7만4615t급 현대도쿄호가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기업은 국내 내수시장의 한계와 기존 주력 수출시장에서 벗어나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선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맞은 한국 수출에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 진출 신규 법인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해외진출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진출 신규 법인 수는 2007년 5687개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2768개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청년들의 해외 취업 현황도 2011년 4057명에서 지난해에는 1679명으로 절반 이상이 줄었다. 정부가 연초 이후 수출 급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 방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필리핀 수빅조선소와 인도네시아 롯데마트 같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은 중소·중견기업의 동반 진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선박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국내 중소·중견 업체로부터 구매해 직접 공급받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롯데마트 역시 한류 바람을 타고 있는 ‘K-푸드’를 비롯해 각종 국내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인 ‘까르푸’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추구하기 위해 실내 디자인을 백화점 같은 분위기로 조성해 인도네시아 중류층 이상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의 저성장과 산업재편의 영향으로 중국으로의 국내 수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수출과 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202억 달러(약 22조7048억 원)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했으며, 이 중 한국 기업의 투자 금액이 72억27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중국에 이어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등을 중간재 수출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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