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기존 입장 뒤집어 “회장 무제한 임기제 바꿔야”
러시아와 카타르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뇌물을 뿌린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개최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도메니코 스칼라 국제축구연맹(FIFA) 회계감사위원장의 발언으로 인해 월드컵 개최권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칼라 위원장은 8일 스위스 신문 존탁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유치 및 투표 과정에서 돈이 오갔다는 증거가 나오면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스위스 사법 당국은 월드컵 유치와 관련된 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FIFA는 그동안 개최권 무효와 취소, 개최지 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해왔지만, 이번에 고위 임원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제축구계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스칼라 위원장은 지도력 공백에 빠진 FIFA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차기 회장이 결정될 때까지 FIFA를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 중이다. 블라터 회장 체제에서 회계감사위원장을 맡고 있었으나 업무의 성격상 독립적인 위치여서 비교적 ‘중립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FIFA의 개최지 변경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와 카타르는 펄쩍 뛰었다. 양국은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잘못한 게 없다”며 “개최 준비 또한 전과 다름없이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FIFA는 한 번에 1개 대회의 개최지를 선정해온 관례를 깨고 지난 2010년 12월 카타르와 러시아 등 2개 대회 개최지를 동시에 결정해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당시 러시아는 잉글랜드와 벨기에-네덜란드(이하 공동개최 희망), 포르투갈-스페인을 제치고 2018년 월드컵 개최권을 획득했다. 카타르는 한국, 일본, 미국, 호주 등을 따돌리고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을 유치했다. 따라서 대체 개최지 선정 작업이 진행될 경우 한국도 후보 국가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월드컵 개최지가 바뀐 사례는 딱 한 번 있었다. 1986년 월드컵의 경우 이미 개최지로 선정됐던 콜롬비아가 경제적인 이유로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멕시코에서 열렸다.
스칼라 위원장은 FIFA 회장의 ‘무제한’ 임기제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 지역언론인 ‘토론토 선’에 따르면 스칼라 위원장은 스위스의 또 다른 신문인 ‘존탁스 블릭’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FIFA 회장은 (임기 무제한이 아니라) 2∼3차례 정도 (연임을) 하면 충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은 1998년 처음 회장에 당선된 이후 무려 17년간 FIFA를 지배해왔다. 블라터 회장은 지난 3일 사임을 발표했지만 회장 직책을 내려놓진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