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사평초등학교에 따르면 임 양은 최근 전국 초등학생 3만여 명이 참가한 ‘2015 전국 장애 이해 개선을 위한 백일장’에서 산문 부문 대상(교육부장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가 교육부·보건복지부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 이 백일장에 참가한 임 양은 ‘힘내라 우리 오빠’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적장애 1급인 오빠(초등 5년)와의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맑은 언어로 진솔하게 표현했다.
임 양의 이번 수상은 한국어가 서툰 필리핀 출신 어머니(48) 슬하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장원’을 거머쥘 만큼 글솜씨가 돋보인다는 점과 어린 나이임에도 장애를 가진 오빠의 등·하교까지 챙기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임 양은 특히 우리 사회에 대해 “사람들은 ‘장애인의 날’에만 장애인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우리 오빠는 날마다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오빠를 도와주는 마음을 사람들이 날마다 날마다 가져주면 좋겠다”고도 일침을 놓았다. 또 “엄마 아빠가 나중에 늙어서 돌아가시고 안 계시면 우리 오빠는 누가 보살펴줄까요”라며 마음속 걱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임 양이지만 장래에 하고 싶은 직업은 작가도, 장애인 복지사업도 아닌 건축가다. 임 양은 지난 3월 ‘내꿈 발표회’ 때 당당하게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임 양은 학업 성적도 우수하지만 특히 그림을 잘 그리기 때문에 건축가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는 게 최민성(여·48) 담임 교사의 말이다. 임 양의 급우들도 “언희의 그림 솜씨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훌륭한 건축가가 됐으면 좋겠다”며 한목소리로 응원하고 있다.
임 양이 건축가가 되고 싶은 이유와 관련, 최 교사는 “학교 옆에 있던 언희 집은 비가 새는 등 매우 낡아 지난해 말 언희네 다섯 가족(부모, 오빠 둘)이 작은아버지가 사는 화순읍의 영구임대아파트로 이사를 해야 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건축가로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양의 낡은 집은 언제 수리가 될지 기약이 없다. 업체에 맡겨 수리할 형편이 못되고 허리가 아파 자주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아버지(68)가 일을 쉬는 날이나 시간이 날 때만 조금씩 직접 고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이 다 고쳐지기 전에는 40㎡ 넓이의 좁은 아파트에서 임 양의 다섯 식구와 작은아버지 등 6명이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형편이다. 한편 임 양 등 이번 대회 입상자들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7월 14일 오후 3시 30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다.
화순=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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