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대우 / 중앙대 약학대 교수·세포분자병리학

‘메르스’, 즉 중동호흡기증후군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성 전염병이다. 이 바이러스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을 일으키는 ‘사스’ 바이러스의 사촌뻘이기도 하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2012년 9월에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환자에게서 분리돼 학계에 보고됐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환자는 고열·기침·호흡곤란을 보인다. 초기 증상은 전형적인 감기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근육통, 설사, 그러다가 마침내 콩팥을 비롯한 여러 장기에 손상을 초래하며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치사율은 30~40%이다.

전염은 환자의 호흡기로부터 발생한 침이나 가래의 작은 입자를 통해 이뤄진다. 입자가 너무 작아 멀리까지 날아가는 조건이 되면, 그래서 공기를 통한 전염이 가능한 조건이 되면 그 작은 입자 속의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극도로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침이나 가래의 비교적 큰 입자에 노출될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밀접 접촉자에 한해 전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이가 일어나 매우 작은 입자 속에서도 생존력이 충분히 보장된다면 공기를 통한 전염도 그때는 가능해진다. 따라서 마스크는 매우 훌륭한 보호 수단이다. 동시에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은 모든 감염성 전염병에서와 마찬가지로 효과적이다.

이 감염성 전염병도 여전히 발생 초기에 해당돼 대부분의 신종 감염병에서처럼 아직도 치사율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사망 환자는 대부분 심각한 만성질환, 특히 폐 질환과 콩팥의 기능 이상을 가지고 있는 고령인이다. 면역력이 충분한 젊고 건강한 사람은 심한 독감을 앓는 정도이고,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은 없지만, 항생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보조 치료 수단을 통해 충분히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병원의 시설 수준과 의약품 공급이 충분한 나라는 치사율이 5%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모든 감염성 전염병에 있어 확산 방지의 가장 중요한 단계는 최초의 환자를 신속히 확진하는 것이다.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일단, 최초의 환자가 확진되면 즉시 이 환자를 격리하고, 동시에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역학조사를 해 첫 확진 환자가 접촉한 모든 사람을 찾아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추후 확산 여부는 바로 이 단계가 좌우할 정도로 신속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초기 수습에 실패해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이라면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다. 보건 당국은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국민은 모두 하나가 돼 보건 당국을 믿고 그 조치를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위기에서 하나가 되지 못하고 보건 당국을 불신하게 되면 사태는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게 되고, 결국은 자연 상태가 보이는 수습 즉 감염자가 사망할 만큼 사망하면서 수습되는 방향으로 정리된다.

메르스 사태는 분명 곧 수습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기후 변화와 맞물려 언제든 새로운 감염성 전염병이 또 우리를 덮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가 단순히 공포만을 불러일으키면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미래의 준비를 위한 교훈이 될지는 오롯이 우리에게 달렸다. 정부는 모든 전문가를 불러 미래를 위한 확실한 대책을 세우고, 국민도 비싼 비용을 치르고 얻은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긴다면 이번 사태의 승리자는 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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