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량미 줄이면 軍반발… 농업개혁도 실패땐 최대위기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올해 가뭄으로 인한 식량난이 겹치고 외화 부족 사태가 일어나면서 심각한 체제 위기에 봉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농업개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김정은체제가 최대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일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가뭄은 관계시설 낙후, 비료감소 등 악조건 탓에 공식발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식량이 감소하면 외국으로부터의 식량 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외화 부족이 북한 경제의 치명타로 정권의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농업개혁으로 더 많은 생산을 하고자 평년보다 옥수수를 빨리 심었다가 가뭄으로 오히려 말라죽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농업개혁이 가뭄으로 성과가 안 날 경우 체제 불안정성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최근 일부 생산물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농업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통일부는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되는 지난 5월 북한의 강수량이 평년 대비 절반에 그치는 등 올해 가뭄이 심각해 식량 생산량이 전년대비 20%까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북한은 현재 남북경색 상황과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한 외화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러시아로 많은 노동자를 보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지만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임금이 줄어든 상황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가뭄으로 인한 식량 생산량 감소는 곧 식량 수입에 따른 외화부족으로 이어지고, 군량미 감축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올해는 비료 공급도 덜돼 작년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가뭄이 오는 7월 초까지 이어지면 식량 생산량이 380t대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최대 위기였던 고난의 행군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선군정치를 하며 군에 다양한 경제적 이권을 줘 충성을 유도했던 덕”이라면서 “군 간부들의 잇따른 숙청에 이어 군량미까지 감축할 경우 군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탁성한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한의 경제조치 중 그나마 성과를 보였던 게 농업개혁인데, 가뭄으로 농업개혁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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