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 5월 29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도청 집무실에서 자신의 ‘삼락농정(三樂農政)’과 탄소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 5월 29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도청 집무실에서 자신의 ‘삼락농정(三樂農政)’과 탄소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농업의 ‘6차 산업화’ 정책에 주력
저출산·고령화 문제도 해결될 것
새만금 성패, 정부 투자속도에 달려
SOC 조기 구축해야 민자유치 용이

2017 세계 태권도대회 성공위해
숙박시설·상가 민간투자 활성화


“春水滿四澤(춘수만사택, 봄물은 못마다 가득찼고) 夏雲多奇峰(하운다기봉, 여름구름 묘한 봉우리 많기도) 秋月揚明輝(추월양명휘, 가을달은 높이 떠 밝게 비추고) 冬嶺秀孤松(동령수고송, 겨울고개 솔 한 그루 아름답구나)” 지난 5월 29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전북도청 4층 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난 송하진 전북지사는 시 한 수 읊어달라고 부탁하자, 준비하기라도 했다는 듯 도연명의 사시(四時)를 술술 암송했다. 그는 이미 시집 2권을 펴낸 시인이다. 판소리 한마당도 구수하게 풀어낼 줄 안다고 들었지만 시간이 촉박해 확인할 길은 없었다. 송 지사는 요즘 보기 드문 선비다.

비단 그가 전라도의 명필이자 유학자 강암(剛菴) 송성용 선생의 4남이란 집안 내력을 의식한 표현만은 아니다. 목민관으로서의 마음가짐과 수기치인(修己治人) 몸가짐이 그러하다는 뜻이다. 전북 김제의 여꾸다리(김제 백산면 상정리에 있는 자연마을의 옛 지명)에서 태어나 왕복 3시간의 익산 중학교 유학을 거쳐 전주고에 진학, 의사가 되려다 재수를 하면서 문과로 바꿔 고려대 법학과에 갔다. 전주시장과 전북 부지사를 역임했던 큰 형을 보고 공직자에 대한 꿈을 키웠던 그는 1980년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한 후 36년간 일관되게 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

심지어 군대도 육군종합행정학교, 첫 직장도 행정자치부(당시 내무부)였다. 행정자치부 지방분권지원단 단장을 마지막으로 2006년 과감하게 선출직에 도전, 전주시장에 당선됐다. 전주 한옥마을, 전주 영화제 등의 토착형 아이디어로 히트를 친 그는 재선 시장을 거쳐 지난해 전북도지사로 올라서 이젠 광역자치단체를 이끌고 있다.

―도지사 취임 후 삼락(三樂) 농정을 펼치겠다고 말씀해 오셨는데.

“단순한 농업이 아니라 농생명 산업을 정책적으로 활성화 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삼락 농정에 담고 있다. ‘농민, 농업, 농촌’을 살리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람 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 찾는 농촌’으로 압축해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 농촌이 잘 살고 농민이 부유해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농업과 농촌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농촌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거론된다. 해법도 있나.

“결국 대량생산 체제의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의 인구가 줄고 저출산에 고령화 문제로 이어졌다. 생산시설이 첨단화·무인화되면서 이제 도시에서는 실업과 실직으로 유휴 인력이 넘쳐나고 있다. 최근 도시에서 농촌으로 귀농 귀촌도 늘고 있지만 인구 유입과 출산율 상승, 고령화 해소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결국 해법은 농업의 산업화다. 첨단 농법이 접목되고 농업의 6차(생산, 가공, 판매·체험 등 1·2·3차 산업의 통합 개념) 산업화로 관광과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연결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도시의 젊은 인력이 농촌에서 필요해지고, 또 자연스럽게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다. 물론 농촌에서도 수경재배 시설이나 스마트 팜으로 무장한 첨단 농업으로 노동 인력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체험·학습·관광 프로그램으로 연계하면 사람이 필요해진다. 미래학자들까지 농촌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푸는 해법으로 농촌의 산업화와 첨단화가 해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북은 새만금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새만금의 비전은 뭔가. 착공 25년인데 언제쯤 가시화되나.

“새만금 사업은 국책 사업이다. 정부가 얼마나 속도를 내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새만금 종합 개발 계획(MP)상 국비 10조9000억 원 중 1단계(2020년) 7조1600억 원, 2단계(2021년 이후) 3조7500억 원 등 매년 8000억 원 이상 국비 반영이 필요하다. 새만금 내부의 조기개발을 위한 민간자본유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역시 사회간접기반(SOC)이다. 신항만, 고속도로, 철도, 내부 간선도로, 국제공항 등이 필요하다.”

―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한 별도 행정구역이 필요할 텐데.

“군산, 김제, 부안 등 새만금 인접 3개 시·군이 방조제를 놓고 행정구역 갈등을 빚어왔다. 현행법상 새만금 내부 간척지 토지 조성 이후 준공 처리를 위해 지번 부여와 토지대장 및 지적 공부 등재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행정구역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 행정구역 갈등은 그래서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전북도에서는 대안으로 3개 시군이 맞닿아 있는 새만금 조성부지를 가칭 ‘새만금 특별시’ 등 특별 행정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전북권 공항 건설을 요구하고 있는데, 진행 상황은 어떤가.

“전북권 국제공항 건설은 정부도 새만금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만금 종합 개발 계획수립 당시 반영했다. 따라서 새만금 공항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냐 하는 ‘시기’의 문제만 남겨 놓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하는 정부의 제5차 공항건설 종합계획에 반영되는 것이 급선무다. 공항 건설이 확정된 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적절한 부지를 결정할 것이다.”

―최근 2017년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를 국립태권도원이 있는 무주에 유치했다. 대회 개최 이전 풀어야 할 과제도 많을 것 같다.

“유럽의 태권도 열풍으로 터키 삼순시와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전북은 이번 대회 유치로 2015년 세계유소년 선수권대회, 2016년 세계 태권도 잼버리대회와 함께 세계 3대 태권도 행사를 모두 개최하게 된다.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무주에 있는 국립 태권도원을 세계에 알리는 스포츠 마케팅 기회로 삼겠다. 이를 위해 우선 호텔과 숙박시설, 상가 건설 등 민간 투자 유치 활성화와 태권도원 진입도로 확장 사업에 대한 정부의 예산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전 세계 8000만여 명에 이르는 태권도인들에게 전북을 세계 태권도의 본산으로 인식시키고 또 방문하고 싶은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도정을 집중할 계획이다.”

인터뷰 = 노성열 전국부장 nosr@munhwa.com

관련기사

박팔령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