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타격에 ‘선제대응’
“가계부채 우려” 지적도
“엔低 더 이어지지 않아”
日銀 총재 발언은 호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린 지 3개월 만에 사상 최저치인 연 1.50%까지 추가 인하한 것은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 내수마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후폭풍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기준금리를 내림으로써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모두 악화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저(上低下低·상반기 저성장 하반기 저성장)’를 반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1월(이하 전년 동월대비) 1.0% 감소하며 하락세로 돌아선 수출 증가율은 2월 -3.3%, 3월 -4.5%, 4월 -8.0%, 5월 -10.9% 등 갈수록 감소 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이 86개월 만에 최고치(원화 가치 상승)를 기록하는 등 환율도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의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 이후 엔저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든 것이 호재라면 호재다.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는 메르스 충격에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카드사용액 증가율은 7.1%로 4월 15.4%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 올해부터 공과금 카드 납부가 허용된 것을 고려하면 카드사용액은 사실상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저유가 덕에 1월 7.3%, 2월 12.1%, 3월 8.6%, 4월 8.7%의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5월 -2.2%를 기록하며 내림세로 돌아섰다. 수출과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가 하향세를 타는 상황에 물가는 6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장기적인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경기 흐름이 악화하면서 경제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노무라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잡았다. 유나이티드뱅크오브스위스(UBS)·BNP파리바(이상 2.7%), 도이치뱅크(2.9%) 등도 올해 성장률이 3%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메르스 사태가 한 달 이내 진정되더라도 올해 성장률이 0.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사태가 3개월간 지속되면 성장률은 0.8%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3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 이후 급증세인 가계부채에 가속도를 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4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408억 원으로 전월대비 10조1159억 원 증가했다. 월별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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