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美 SW업체도 공격

‘시트릭스’ 지분 7.1% 확보… 자산매각·비용절감 등 요구

CEO 폴 싱어 대해 블룸버그 “지독한 매니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반대를 선언하고 연이은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이번에는 미국 소프트웨어업체인 시트릭스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이례적으로 전문가까지 고용해 주가를 높이기 위한 회사 차원의 다양한 노력을 요구하는 등 경영권 간섭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유대계 미국인인 엘리엇의 최고경영자(CEO) 폴 싱어(71)를 ‘지독한(tenacious) 헤지펀드 매니저’라고 소개한 바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엘리엇은 시트릭스 지분 7.1%를 확보한 뒤 자산 매각과 비용절감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시트릭스 경영진과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주가를 연말까지 90~100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제안에는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거나 분사하고 자사주 매입, 비용 절감, 판매조직 강화 등이 포함됐다.

엘리엇은 시트릭스의 제품은 훌륭하지만, 제품을 다각화하면서 집중도가 떨어지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 등이 집중을 방해하고 있어 투자자와 월가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엘리엇은 투자은행에 자문하고 기술 전문가와 컨설턴트를 고용해 시트릭스의 구조개혁과 매출 증대 방안을 연구했다고 공개했다.

엘리엇의 공격을 받고 있는 삼성물산은 오는 7월 17일 열릴 주주총회 표 대결에 대비해 외국인의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에 대한 설득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총 33.97%의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의 의결권이 ISS의 보고서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만큼,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달리 자산 가치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국내법에 따른 합병비율의 적정성과 시너지 효과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ISS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7월 초쯤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