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향상… 내수점유율 높여 한국차와 해외시장 격돌 예고자동차 산업 후발국으로 여겨졌던 중국이 강력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산업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을 앞세워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업체 못지 않은 연구·개발(R&D) 투자를 감행하면서 품질 향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간한 ‘한·중·일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과 정책과제’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0년 1354만3000대를 기록한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2014년 1923만2000대로 늘어나 4년 사이 42%, 연평균 9.3%에 해당하는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자동차 내수 시장의 확대는 중국 전체의 경제 성장과 맞물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최근 중국 토종 업체의 대약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국 대표 브랜드인 창안(長安)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4.6% 늘었고, 창청(長城)은 29.4% 증가했다. 합작법인 형태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이 56%에 달하는 등 해외 브랜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조만간 중국 토종 업체가 내수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고 있다.

앞으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호조를 점치는 시각에는 SUV 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바탕에 깔려 있다. 2010년 127만500대(전체 승용차 판매의 9.4%)에서 2014년 396만3000대(20.6%)로 연평균 34%씩 증가한 중국 내 SUV 판매 돌풍을 중국 토종 업체가 적절히 이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SUV 모델 10개 중 8개가 토종 업체 모델로 채워졌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R&D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자국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중 자동차 업체의 R&D 투자 현황 자료를 보면 중국 업체들의 R&D 투자액은 2013년 21억1620만 유로로, 22억4340만 유로를 투자한 우리나라 업체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국 내수 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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