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국제음악제 공동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왼쪽),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오른쪽) 자매와 피아니스트 손열음(가운데) 씨가 음악제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대관령국제음악제 공동 예술감독인 첼리스트 정명화(왼쪽),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오른쪽) 자매와 피아니스트 손열음(가운데) 씨가 음악제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대관령국제음악제 ‘의기투합’ 정명화·정경화 & 손열음

첼리스트 정명화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얼마 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첫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가 된 임지영, 최근 책을 출간하며 빼어난 글솜씨까지 인정받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여기에,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 무용수 서희까지 만날 수 있다. 클래식 팬들은 이미 눈치를 챘다. 오는 7월 14일부터 8월 4일까지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펼쳐지는 제12회 대관령국제음악제다. 내년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임을 염두에 둔 걸까. 올해 대관령엔 프랑스 예술의 향기가 퍼질 예정. ‘프렌치 시크(French Chic)’를 주제로 음악제를 준비 중인 정명화(71)·경화(67) 예술감독과, 이번 음악제에서 하프시코드(16~18세기의 건반악기로 피아노의 전신) 연주자로도 데뷔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29)을 지난 8일 서울 장충동 공원 내 찻집에서 만났다.

◇ “열음이는 용기 있는 아티스트…시원하게 ‘오케이’했지”= 세계적인 거장(정명화·경화)과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라이징 스타(손열음). 세 사람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대관령국제음악제 공동 기자 간담회에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7월 24일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진행될 손열음의 하프시코드 데뷔 무대가 음악제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기 때문.

“열음이가 시원스럽게 오케이 했지. 용기 있는 아티스트야. ‘오마주 투 바흐’ 무대에 하프시코드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제안했는데, 다음날 바로 답이 왔어요. 우린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아, 하하.”(정명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해 보고 싶었어요.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전혀 달라요. 피아노가 두드리는 거라면, 하프시코드는 뜯는 방식이죠. 피아노를 칠 줄 알면 유리하지만, 해석도 다르게 해야 하고, 새롭게 연습을 해야 해요.”(손열음)

손열음은 강원 원주 출신이다. 새 악기 데뷔뿐 아니라, 대관령에서 연주를 한다는 것도 설렌다. 그는 “늘 구경만 하다가 드디어 무대에 오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축제로서의 음악제뿐 아니라, 음악 영재들을 위한 음악학교 프로그램도 강조했다. “어릴 때 참여하던 해외 여름 음악학교가 생각나요. 그걸 자양분 삼아 몇 달을 버티곤 했는데…. 음악학교 출신 임지영 씨가 최근 굉장히 큰 상을 받았잖아요. 다른 친구들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어요.”(손열음)

◇ “10~20대 음악 영재, 100세에도 아티스트로 남아 있어야”=임지영의 ‘퀸 엘리자베스’ 우승 이야기에 두 감독도 뿌듯한 표정으로 거든다. “요즘, 콩쿠르마다 한국인이 20~3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음악계가 성장했죠. 임지영 양은 음악제의 자랑이죠. 음악 학교에 7번이나 참가했고. 올핸 수상 축하 특별 연주회도 마련되어 있어요.”(정명화)

대선배로서 조언도 한다. “10~20대에 콩쿠르에서 상을 받고, 30~40대 그리고 100세에도 아티스트로 남아 있어야 해요.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거죠. 한동안 한국 사회 트렌드가 경쟁이었는데, 그 덕에 콩쿠르 수상자도 많아졌어요. 일종의 성장통이라 생각해요. 성장엔 늘 아픔이 따르고, 음악도 마찬가지죠.”(정경화)

임지영뿐 아니다. 벌써 11번째 참여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폴 황도 음악제의 산증인이다. ‘오마주 투 메시앙’ 무대에서 채재일, 루이스, 김다솔, 신수정 등 젊은 연주자들과 올리비에 메시앙(프랑스의 작곡가·1908~1992)의 대표곡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를 선보인다.

이 음악제의 장점 중 하나는 새로운 형식과 조합의 무대. 그런 면에서 발레리나 서희의 ‘볼레로’도 주목된다. 미국 대시 무용단 단장인 그레고리 돌바시안이 새로 짠 안무로 세계 초연을 하는 것. 정경화 감독은 “음악은 오케스트라 대신 네 첼로와 타악기를 배합으로, 이 역시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공부하고 오면 3배 더 재밌죠”=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라모, 구노, 라벨, 드뷔시, 메시앙 등 18세기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프랑스 작품을 연주한다. 그러나 2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에 프랑스 음악의 모든 걸 ‘맛볼’ 순 없다. 그러나 정명화 감독은 “하루만 와도 느낌이 오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작은 메모지가 다닥다닥 붙은 파일을 열어 보이며 “최대한 프랑스 특유의 아름다움과 특성, 큰 흐름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유튜브를 보면 정보가 참 많잖아요. 관람할 아티스트 연주를 미리 듣고 오면 3배는 더 재밌을 거예요.”(정경화)

관람료는 무료에서 7만 원까지.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gmmfs.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1577-5266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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