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병원 경유도 함구… 감염확산 무방비 노출
부산·보성 거주 확진자
KTX·지하철·편의점 등
900여명 전방위 접촉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격리 대상자 관리 시스템 곳곳에 구멍이 뚫리면서 방역망 통제 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 곳곳을 활보한 메르스 환자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15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KTX, 승용차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이동한 이들은 확진 전까지 지역사회 내에서 최대 90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과 무차별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슈퍼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등 메르스 발생병원 경유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의 두 번째 환자인 143번 환자 A(31) 씨는 12일 첫 양성반응이 나오기까지 시민 900여 명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어처구니없는 행정 공백을 드러냈다. A 씨는 메르스 환자가 있던 대전 대청병원에서 부산의 컴퓨터 업체 파견직원으로 전산 관련 일을 지난 5월 22일부터 30일까지 맡아왔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 당국은 A 씨에 대해 전혀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 씨는 5월 30일 부산에 승용차로 돌아온 뒤 회사에 정상 출근하다가 발열, 설사 증세를 보여 2일부터 5일까지 부산 센텀병원, 한서병원, 자혜의원 등 3곳에서 진료 후 6일 좋은강안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8일부터 5일간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대청병원 근무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다. 병원들도 A 씨가 장염과 비슷한 증세를 보여 메르스 환자인지를 간과했다. 이 때문에 A 씨는 확진까지 10여 일간 지하철을 타고 식당, 편의점을 오가는 등 900여 명을 접촉하다 12일에서야 대청병원 근무 사실이 드러나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면서 격리 조치됐다.
전남 보성의 환자 B(64) 씨도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5시간 동안 폐렴 진료를 받다 14번 환자와 접촉한 뒤 지역사회로 돌아와 무방비 상태로 총 743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5월 27일 밤 삼성서울병원 진료를 마치고 지하철, 심야 고속버스 등을 이용해 5월 28일 새벽 보성 자택에 도착했다. 이후 B 씨는 직장, 종교행사, 대형 식당, 조카 결혼식이 열린 호텔 예식장 등지를 돌아다녔다. 심지어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선거법 관련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정부는 B 씨가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한 지 11일이 경과한 지난 7일에서야 격리 조치를 통보했다. 메르스 방역에 필수적인 격리자 관리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셈이다. 8일 확진 판정을 받고 이튿날인 9일 대전을지대병원에서 사망한 C(62) 씨는 의료진과의 문진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받은 사실을 숨기고 서울대병원에서 진료 받았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지역의 메르스 공포를 키우기도 했다.
빨라진 교통망도 메르스 확산에 한몫했다. 지난 1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경남 창원의 D(여·77) 씨는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에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편도 360㎞가 넘는 거리를 딸의 승용차로 다녀왔다. 부산의 첫 확진자도 KTX로 서울을 오간 행적이 드러났다. 자치단체의 방역본부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부실한 통제망 밖에서 열흘 가까이 격리 대상자가 발달한 교통망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활보하며 무차별적으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고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들이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대전 = 김창희·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chkim@
KTX·지하철·편의점 등
900여명 전방위 접촉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격리 대상자 관리 시스템 곳곳에 구멍이 뚫리면서 방역망 통제 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 곳곳을 활보한 메르스 환자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15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KTX, 승용차 등을 통해 전국 각지로 이동한 이들은 확진 전까지 지역사회 내에서 최대 90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과 무차별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슈퍼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등 메르스 발생병원 경유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의 두 번째 환자인 143번 환자 A(31) 씨는 12일 첫 양성반응이 나오기까지 시민 900여 명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어처구니없는 행정 공백을 드러냈다. A 씨는 메르스 환자가 있던 대전 대청병원에서 부산의 컴퓨터 업체 파견직원으로 전산 관련 일을 지난 5월 22일부터 30일까지 맡아왔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 당국은 A 씨에 대해 전혀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 씨는 5월 30일 부산에 승용차로 돌아온 뒤 회사에 정상 출근하다가 발열, 설사 증세를 보여 2일부터 5일까지 부산 센텀병원, 한서병원, 자혜의원 등 3곳에서 진료 후 6일 좋은강안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8일부터 5일간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대청병원 근무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다. 병원들도 A 씨가 장염과 비슷한 증세를 보여 메르스 환자인지를 간과했다. 이 때문에 A 씨는 확진까지 10여 일간 지하철을 타고 식당, 편의점을 오가는 등 900여 명을 접촉하다 12일에서야 대청병원 근무 사실이 드러나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면서 격리 조치됐다.
전남 보성의 환자 B(64) 씨도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5시간 동안 폐렴 진료를 받다 14번 환자와 접촉한 뒤 지역사회로 돌아와 무방비 상태로 총 743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5월 27일 밤 삼성서울병원 진료를 마치고 지하철, 심야 고속버스 등을 이용해 5월 28일 새벽 보성 자택에 도착했다. 이후 B 씨는 직장, 종교행사, 대형 식당, 조카 결혼식이 열린 호텔 예식장 등지를 돌아다녔다. 심지어 광주지검 순천지청에서 선거법 관련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정부는 B 씨가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한 지 11일이 경과한 지난 7일에서야 격리 조치를 통보했다. 메르스 방역에 필수적인 격리자 관리에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셈이다. 8일 확진 판정을 받고 이튿날인 9일 대전을지대병원에서 사망한 C(62) 씨는 의료진과의 문진에서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받은 사실을 숨기고 서울대병원에서 진료 받았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지역의 메르스 공포를 키우기도 했다.
빨라진 교통망도 메르스 확산에 한몫했다. 지난 1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경남 창원의 D(여·77) 씨는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에 외래진료를 받기 위해 편도 360㎞가 넘는 거리를 딸의 승용차로 다녀왔다. 부산의 첫 확진자도 KTX로 서울을 오간 행적이 드러났다. 자치단체의 방역본부 관계자는 “보건당국의 부실한 통제망 밖에서 열흘 가까이 격리 대상자가 발달한 교통망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활보하며 무차별적으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고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들이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대전 = 김창희·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c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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