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확산시키며 ‘최악의 진원(震源) 병원’으로 지목되기에 이른 것은 의료기관으로서의 기본(基本)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주춤하던 메르스 확산 추세가 재연되면서 사망 16명에 확진 150명으로 집계된 15일 오전 현재까지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감염 확인된 환자만 해도 70명을 넘어섰을 뿐만 아니라 ‘3차 유행’ 우려 또한 더 커지게 된 배경부터 달리 있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의 민관합동태스크포스(TF) 즉각대응팀이 지난 13일 “응급실 환자이송 요원이 137번 환자로 확진돼 재확산이 우려된다”며 ‘특별 조치의 신속한 이행’을 요구한 뒤에야 14일부터 24일까지 병원 부분 폐쇄를 발표한 것도 뒷북이다. 137번 환자는 슈퍼 전파자인 응급실의 14번 환자가 폐렴 증세로 기침을 심하게 하던 5월 27일 응급실 당직이었다. 14번 환자 확진 후부터라도 격리는 기본이었지만, 누락시켰다. 2일부터는 증세가 발현됐는데도 10일까지 응급실 환자 이송업무를 계속하게 해 병원 곳곳을 다니며 수백 명과 접촉했다. 그런 식으로 방역 사각지대를 만드니까, 의료기관 아닌 서울시가 “삼성서울병원이 통보한 병원 내 비정규직 2944명의 명단을 확보해 메르스 증상 유무를 전수 조사하겠다”고도 나선다.

한국 최고 수준의 병원 중에 하나일 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메르스 환자를 확진한 의료기관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3명이나 확진 판정을 받고, 응급실 밖에서도 감염 사례가 속출한 요인도 기본에 대한 외면임은 물론이다. 14번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에서 받은 진료 기록을 모두 제출하고 응급실에 입원했지만, 고열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필수인 마스크 착용 관리조차 전혀 하지 않았다. 처방은 했지만, 착용하지 않은 채 기침을 하면서 방문객이 붐비는 병원 로비와 화장실 등 응급실 안팎을 거리낌없이 다닐 수 있게 함으로써 3차 감염자를 더 양산하고, 이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화를 더 키우게 한 것이다.

한국과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도 메르스 사태 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하면서 기본을 지적했다. 감염병 예방·통제 조치의 미흡, 정보 공개와 소통 부족, 환자들의 지나친 대형 병원 집중과 응급실 혼잡, 여러 명의 환자가 함께 사용하는 병실, 의료 쇼핑과 문병 관행 등이다. 메르스 사태 극복뿐 아니라 향후 또다른 의료 재난을 막기 위해서도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 모두 기본의 중요성을 거듭 되새기면서, 빗나간 병원 문화 등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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