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대선 후보 출마 선언… 히스패닉 아내 만난 일화 소개

4% 경제성장·강한 외교정책… 보수 유권자 지지 노린 약속도


미국 공화당의 대권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젭 부시(62)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유창한 스페인어를 섞은 연설로 2016 대선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4% 경제성장과 감세, 강한 외교 안보 정책과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를 호소하면서 유권자들에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보수층과 히스패닉을 핵심 지지층으로 삼고 있는 부시 전 주지사가 백악관으로 가는 문을 열고 미국 역사상 최초의 ‘3부자 대통령’에 오를지 주목되고 있다.

15일 부시 전 주지사는 고향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최대 커뮤니티대학인 데이드 칼리지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연단 앞뒤에 들어선 백인들과 히스패닉 지지자들은 “젭, 젭, 젭”을 외쳤고, 흑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우리 조국은 아주 힘겨운 과정에 서 있다”며 “미국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선언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온실 속 화초와 같은 워싱턴의 엘리트 정치인들 중 위로 올라가는 또 한 명의 대통령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워싱턴 문화에 도전하고 뜯어고칠 의지를 지닌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스페인어 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어떤 언어로 말해도, 우리는 다가오는 미국의 10년을 세계에서 보다 위대한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에서 아내 콜롬바 부시와 만나서 결혼에 이르렀던 일화도 스페인어로 소개했다.

히스패닉 학생들이 60%를 차지하는 데이드 칼리지에는 연설에 앞서 히스패닉 음악이 흘러 분위기를 돋웠다.

부시 전 주지사는 플로리다 주지사 시절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미국에서 1900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4% 성장을 못할 이유가 없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미국 경제를 증권시장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통령직이 민주당에서 다시 민주당으로 이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서 부시 전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힐러리 클린턴-존 케리 팀은 감당하지 못하는 위기, 반격할 수 없는 적들의 폭력, 방어해주지 못하는 친구와 꼬인 동맹 관계만을 유산으로 남겼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증세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퍼부었다.

연설장에는 모친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등장해 청중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 부시 여사는 며느리인 콜롬바 옆에 나란히 앉아 남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과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대권에 도전하는 차남의 모습을 지켜봤다. 두 전 대통령은 부시 전 주지사를 부각시키기 위해 연설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바는 연설을 끝낸 부시 전 주지사에게 다가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키스했다. 폴리티코는 “정치 명문 왕가(dynasty)가 아니라 진짜 가족(family)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이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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