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 전문가 제안 진료 표준코드 개발 서둘러야
가격비교 사이트 개설도 필요
정부 직권 진료비 심사제 도입

민·관 공동 협의기구 마련해
제도개선 작업 전담케 해야


국민의 의료비와 보험료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한해 20조 원대에 달하는 비급여(국민건강보험 미적용) 부문의 표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6일 국회 및 의료·보험계에 따르면 비급여 부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과잉 진료·치료 등으로 인해 국민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나 보험료 비용이 막대할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연구원은 비급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이 현재의 보장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매년 1.5%의 보험료를 인상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영 의료보험 역시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이 120%를 넘어서면서 보험료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민간 의료기관이 비급여 치료의 수가를 자유롭게 책정하고 있어 적잖은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의료 분야의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국민 의료비 관리 방안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비의 투명성을 확보해 국민의 알 권리와 자기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형선(보건행정학) 연세대 교수는 “비급여 진료행위의 코드 및 용어를 표준화하고 치료 재료의 세부 표준코드를 마련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서 “비급여 항목에 대한 가격비교 사이트 등을 활성화해 정보 제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측의 확인 요청이 없더라도 정부가 직권으로 진료비를 확인할 수 있는 비급여 직권 심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비급여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감사원은 앞서 최근 보고서에서 “의료분야를 관장하는 보건복지부가 질환별 및 수술별 치료의 안정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표준진료지침을 개발, 보급하기로 해놓고 담당 부서조차 지정하지 않는 등 직무를 소홀히 했다”면서 “특히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항목의 진료정보와 원가정보를 정부가 제대로 수집 및 관리하지 않아 환자의 선택권이 침해되고, 의료비 부당 청구를 일으키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비급여 부문의 관리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민·관 공동의 담당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의 정책당국과 의료·보험 관련 단체,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 표준화 등 제도 개선 작업을 전담토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토교통부 역시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심사·조정 등을 위해 의료·보험·공익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를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협의체는 자동자 보험진료비의 심사 및 기준조정을 건의하고 관련 자료 조사 및 연구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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