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에 도움 요청” 의견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16일 오전 현재 154명을 기록하면서 이를 추적, 관리하는 역학조사관이 태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6일 “예방의학회의 협조를 받아 예방의학 전공의, 간호사, 보건학 전공자 등으로 구성된 민간역학조사반을 시·도에 배치한다”며 “급한 대로 전공의들한테도 기존 역학조사관과 똑같은 권한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학조사관은 특정 감염병 발생 원인과 특성을 파악해 메르스 같은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방역 대책을 세우는 전문가로, 질병 원인을 수사하듯 찾아야 하므로 ‘질병 수사관’이라고도 불린다. 환자의 치료와 격리는 물론, 접촉자에 대한 감염 관리 등 중요 업무를 수행한다.

메르스가 발생한 한국은 법적으론 중앙정부에 30명, 각 시·도에서 20명씩 370명의 역학조사관을 둘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투입된 조사관은 질병관리본부 소속 14명을 포함해 34명에 불과하다. 정식 공무원인 2명의 보건연구관을 제외한 32명이 군 복무를 대신하는 공중보건의다.

이미 병의 원인은 드러난 만큼 역학조사관들은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역학조사는 △환자의 의무기록 확인 △환자 및 가족 등에 대한 면접조사 △CCTV 등을 통한 동선 분석 △신용카드 등 사용 장소 조회 △휴대전화 사용 위치 추적 △역학조사반의 현장 점검 등 여러 단계를 거치게 돼 있다. 하지만 환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조사관들의 업무량은 이미 한계치에 달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 등 하루 8000여 명이 드나드는 대형 병원의 경우 환자의 동선을 추적하기도 버겁다.

한 조사관은 “환자가 20명 수준일 때까진 조사할 수 있었지만 100명이 넘으면서 추적·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CDC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에머리대학에 본부를 두고 있는 CDC는 질병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미국의 중앙 부서 중 하나이다. 1946년 말라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처음 설립됐다. 현재는 연간 9조4000억 원의 예산과 9000명 이상의 인원을 투입,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기관이다. CDC는 전염병의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미국 내의 질병뿐 아니라 전 세계의 질병에 관여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전염병 발생 국가의 요청을 받으면 세계 어디든 24시간 이내에 역학 조사관을 파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대기하고 있는 긴급 대응팀의 인력만 3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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