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왼쪽) 외교부 장관과 어니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15일 오후(한국시간 16일 오전) 워싱턴DC 에너지부 본부에서 42년 만에 개정된 새로운 한미원자력협정문에 서명하고 있다.
윤병세(왼쪽) 외교부 장관과 어니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15일 오후(한국시간 16일 오전) 워싱턴DC 에너지부 본부에서 42년 만에 개정된 새로운 한미원자력협정문에 서명하고 있다.
한·미 새 원자력협정 서명
이행 실무작업 인력 공백
전담조직 조기 가동 절실


한국과 미국이 16일 42년 만에 개정된 새로운 원자력협정문에 정식으로 서명했지만 외교부의 인력난 등으로 실질적 이행조치를 진행하는 데 난관이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됐다. 정부의 인력 공백으로 인해 실무 조직의 조기 가동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양국이 합의한 고위급위원회의 연내 출범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워싱턴DC에서 협정문 서명식을 통해 양국이 행정부 차원에서 처리해야 할 절차는 마무리됐고,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새로운 협정이 발효될 전망이다.

양국이 약정 협상을 구체적으로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문제는 협정이 형식적으로 발효되는 수준을 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국익 확보 차원에서 실질적인 내용을 채워넣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일할 손과 발이 없다는 점이다. 협정 이행을 전담할 별도 조직의 조기 가동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그동안 외교부에서 협정 개정협상을 담당해왔던 태스크포스(TF)는 오는 8월 말 임무 종료에 따라 해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TF 수석 대표였던 박노벽 협상전담대사는 이미 신임 주러시아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상태로 외교부의 후속 인사는 이날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차석 역할을 하는 함상욱 TF 실장은 국제기구국 협력관을 겸직하고 있어 전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하위영 TF 과장을 주축으로 나머지 직원 4명이 협상 후속 조치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들의 임무도 8월 중 종료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 온 실무직원들의 TF 파견 기간 역시 8월로 끝나는 상황에서 이들의 업무를 인계받아 이행 상황을 지원할 수 있는 실무조직을 가능한 빨리 꾸리는 것이 관건으로 지적된다.

외교부는 국장급을 책임자로 하는 ‘원자력비확산국’(가칭) 신설을 검토 중이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개정협상 업무를 담당해 온 TF 관계자들의 비확산국 포함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외교부 외의 유관 부처들 간 의견조율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인적 구성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전문이 공개된 국문 42쪽 분량의 새 협정안에는 핵연료(우라늄) 20%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국의 사전동의 규정 등에 따라 완전히 묶여 있던 우라늄 저농축과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활용)을 통한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는 평가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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