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 없다’ 뉘앙스 풍기며 막판 치열한 수싸움 일환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일본이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 해제 등 양국 간 현안을 함께 해결하는 일괄타결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일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협상이 최종단계에 있다”는 발언에 “어떤 취지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외교가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11일까지 8차례 진행된 한·일 국장급 협의 등 다양한 양자 협의를 통해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철거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한국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 해제 △쓰시마(對馬)에서 도난당한 통일신라 시대 불상 반환 등을 끊임없이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와 다른 한·일 관계 현안을 사실상 연계하는 일괄타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한·일 관계에서 과거사·영토 문제와 안보·경제협력은 분리한다는 ‘투트랙’ 기조에 따라 위안부 문제와 기타 한·일 관계 현안은 가능한 한 연계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현안은 다른 채널에서 별도로 협의한다는 전략이다. 박 대통령이 15일 “한·일 양국이 이견을 보이는 사안이 있지만 현안은 현안대로 풀어가면서 협력이 필요한 사안은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일 간의 이 같은 인식차는 위안부 협상의 진전 여부에 대한 해석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박 대통령의 ‘위안부 협상 진전’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와는 입장 차이가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6일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해 왔다. 국내 정세가 어려워지고 있는 한국이 일본에 양보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신보영·박준희 기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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