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동국寺에 ‘참회성금’ 기탁한 日 이치노헤 쇼코 스님

“‘평화의 소녀상’ 건립의 의미를 잘 알고 있스무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저희뿐만 아니라 가해자인 다른 일본인들도 (소녀상 건립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전북 군산의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일본인이 성금을 기탁해 와 화제다. 일본 북부의 아오모리(靑森)현에 있는 운쇼(雲祥)사 주지인 이치노헤 쇼코(一戶 彰晃·65·사진) 스님이 그 주인공.

일본인이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현금을 기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16일 전북 군산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이승우 군장대 총장)에 따르면 일본인 승려 이치노헤 스님과 동국사를 지원하는 모임인 ‘동지회’ 회원들이 지난 14일 소녀상 건립에 보태 달라며 100만 엔(980만 원)을 기탁해 왔다. 추진위원회는 오는 8월 15일 광복 70주년에 맞춰 국내 유일 일본식 사찰인 군산의 동국사 경내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치노헤 스님은 중국 난징대학살(1937년 12월∼1938년 1월)과 관련한 참회의 서적 ‘조동종(曹洞宗)의 전쟁’ 저자이며, 일본 조동종이 한국에서 저지른 패악을 주내용으로 하는 ‘조선침략참회기: 조동종은 한국에서 무엇을 했나’를 펴내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13년에도 일본 정부의 외압에 굴하지 않고 독도에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선언하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1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이 과거 위안부 문제로 한국에서 저지른 잘못을 나라도 갚아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한국인들에게 봉사해 왔다”며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에 소녀상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속죄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동지회 회원들의 뜻을 모아 성금을 모으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상이 건립되면 수요 집회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에 배상과 사죄를 촉구하는 수준을 넘어 피해 당사자만이 아닌 양국 국민이 하나의 뜻을 모아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을 움직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공동추진위원장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건립되는 소녀상이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성토나 반일 데모 등 과격한 형태로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라며 “후대를 위한 바른 역사 교육이라는 본래의 의미대로 사용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군산=박팔령 기자 park80@munhwa.com
박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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