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안보법제 법안이 일본 중의원에 제출된 이후 처음으로 지방공청회가 열렸지만, 지역 민심은 안보법제에 대해 ‘위헌’이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의원 헌법심사회는 고치(高知)시에서 안보법제에 대한 첫 지방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해 의견을 진술한 지역 주민 5명과 오자키 마사나오(尾崎正直) 고치현지사 등 6명 가운데 보수파 출신인 오자키 지사를 제외한 주민 5명은 모두 안보법제에 대해 위헌이란 의견을 밝혔다.
 
참석자 중 한 명인 오카다 겐이치로(岡田健一郞) 고치대 교수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안보법제에 대해 “(현행 헌법의) 평화주의와 입헌주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며 “정부는 법안을 철회해야만 하고, 위헌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진술했다. 주부인 다케다 쇼코(竹田昭子) 씨는 “헌법이 아무리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더라도 헌법은 헌법으로서 지켜야만 한다”고 주장했으며 번역가인 사노 마도카(佐野円) 씨는 “많은 헌법학자가 지지하지 않는 무리한 해석을 어떻게 국민으로 하여금 납득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극우 교육계 출신인 오자키 지사는 “(안보법제는) 어디까지나 자위가 목적”이라며 “현대의 실정을 고려한 (헌법 해석) 변경은 필요하고 법률을 만드는 것은 용인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중의원 헌법심사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안보법제가 위헌이라고 밝힌 일본의 원로 헌법학자 하세베 야쓰오(長谷部恭男) 와세다(早稻田)대 교수와 고바야시 세쓰(小林節)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는 15일 일본기자클럽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법제가 위헌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세베 교수는 “일본 헌법학자 95% 이상이 위헌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정부는 법안을 철회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朝日)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국회에서 심의 중인 법안의 정당성이 이 정도로 흔들리는 것은 비상 사태”라며 “법안을 철회하는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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