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현장’ 부산 사하구 보건소 안은숙·김영옥씨자가격리자 하루 2회 방문… 어머니 장례식때도 동행
날마다 수십통씩 전화 상담… 밤중까지 방문자 발열 체크
그래도 나는 편한업무 속해… 다른 동료 보며 마음 다잡아


“저는 그래도 편한 편입니다. 동료들의 사투(死鬪)가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2주 동안 집에 아예 들어가지 못한 직원들도 있고, 24시간 근무하고 6시간만 쉬는 직원들도 많죠.”

18일 오전 현재 6500여 명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격리자를 감시하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보건소 공무원들이 격무에 격무를 거듭하고 있다.

피곤해도 추가감염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 눈에 핏발이 서 있는 직원들도 많다. 부산 첫번째 메르스 확진자인 박모(61·81번째 환자) 씨 접촉자 주변을 격리해 추가 감염을 막고, 격리자들을 보살피느라 눈코 뜰 새가 없는 부산 사하구 보건소 직원 2명을 통해 이들의 애환을 들어봤다. 이들은 간호·행정·기술직을 막론하고 일손이 달리는 바람에 2주 동안 메르스 감염 방지 업무에만 모든 것을 쏟고 있다.

사하구 보건소의 안은숙(여·46) 씨는 박 씨의 접촉자로 자택 격리된 50대 여성인 A 씨를 14일 동안 돌봤다. 안 씨는 오전 9시와 오후 9시 하루 두 차례 A 씨 집을 방문해 몸 상태를 체크하면서 오랜 격리조치로 힘들어하는 A 씨의 말벗이 돼 줬다. 먹을 것이 떨어지면 시장을 대신 봐주기도 했다. 지난 13일 A 씨의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동행해 입관절차를 도와주기도 했다. 안 씨는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오히려 A 씨를 걱정했다.

안 씨의 원래 업무는 하루 120∼150여 건에 달하는 주민 환자들의 방사선 촬영과 조사업무다. 본업은 본업대로 하면서도 메르스 관련 하루 수십 통의 상담전화를 받고, 방문 환자들의 열까지 체크한다. 퇴근 시간은 통상 오후 10시다. A 씨가 격리 해제된 17일부터는 다시 부산 두번째 확진자 이모(31) 씨의 접촉자 B 씨를 맡아 돌보고 있다. 안 씨는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생각 하나로 쉬지도 못하고 버텨나가는 직원들을 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보건소에 근무하고 있는 간호직 김영옥(여·29) 씨는 원래 자신의 보건소 업무 외에도 메르스 접촉자들에 대한 검체 채취, 이송 업무 등을 부가로 하고 있다. 김 씨는 “의심환자가 생길 때마다 검체 채취 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의료진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불편하고 답답한 보호복을 하루에도 몇 번씩 입고 벗으며 사투를 벌이는 것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43번째 확진자인 이 씨 주변 접촉자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 수영구 보건소 직원들은 무려 900여 명에 달하는 격리자를 관리하느라 밤샘근무를 밥 먹듯 하고 있다.

부산 = 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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