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어릴 적 불러보던 반달 노래의 한 구절을 생각하며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 게르(몽골 천막)에서 맞은 초여름 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은하수를 본 기억에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고 황홀하다.
비가 오다가도 금세 그치는 것이 몽골의 초여름 날씨라는 국립공원 관계자의 설명과는 달리 오전부터 내리던 비가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아쉬운 마음에 잠도 못 이루고 오전 3시가 넘은 시각. 게르에서 나와 밤하늘을 살폈다. 가득했던 구름과 달의 자리에 별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환상적인 은하수가 흐르고 있다. 별에는 문외한이라 처음엔 옅은 구름인 줄 알았다. 우윳빛 길(milky way)이 열린 것이다.
몽골의 초원은 하늘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인지 둘은 많이 닮아 있다. 낮의 푸른 초원과 새파란 하늘이, 밤의 검푸른 하늘과 어디가 땅끝이고 하늘 끝인지 구분이 안 되는 광활한 대지가 하나인 듯하다. 하지만 태초의 초원과 하늘이 몸살을 앓고 있다. 숲의 나무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에 풀이 나기 시작하지만 오래된 유목생활로 수많은 양 떼와 소, 말들이 풀뿌리까지 먹어치우고 있고, 풀뿌리까지 사라진 곳엔 푸석한 맨땅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흙을 담고 잡아주던 식물이 사라지며 바람 많은 몽골엔 먼지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뿌연 먼지 바람만이 부는 몽골의 평원에서 더는 은하수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과 자치단체를 비롯해 국제적으로 많은 이가 이 광활한 대지를 보전하기 위해 황량한 땅에 다시 나무를 심고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 나무들이 숲을 이룰 때쯤이면 몽골을 찾은 누군가는 우리가 잊었던, 잃어버린 동요 속의 ‘푸른 하늘 은하수’를 이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 = 글·사진 곽성호 기자 tray9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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