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여론에 밀린 엘리엇 전략 바꾸나 가처분신청 심리 앞둔 여론戰

홈피도 개설… 장기화 태세
“주주이익 대변” 勢결집 나서
삼성 “합법적 합병절차 진행”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공격 수위를 높여오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에 찬성 의사를 밝히는가 하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해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나서면서 본격적인 ‘여론전’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엘리엇은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간 공격 수위를 높여오던 모습과는 달리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의식한 ‘명분 쌓기’ 행보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결의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첫 심리를 앞두고 엘리엇이 여론을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 삼성과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엘리엇은 이날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도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계획이나 절차가 모든 기업지배구조 기준을 반드시 준수해 이뤄져야 하고 이에 따라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 또한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며 여전히 자신들이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음을 주장했다.

특히 이날 엘리엇은 홈페이지(www.fairdealforsct.com)까지 개설해 앞으로 합병과 관련된 추가 정보를 일반에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또 홈페이지에 글로벌 의결권 자문 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를 설득하기 위해 작성한 27쪽짜리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자료에는 삼성물산의 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자신들의 기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들이 담겨 있다. 해외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ISS는 다음 달 초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엘리엇은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물산은 기업의 미래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8일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으로 인해 보호 예수된 제일모직 보통주 1억337만여 주(76.6%)의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이날로 종료됐다. 이 중 최대주주 물량은 8962만450주(66.4%)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3.24%)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나눠 갖고 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장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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