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국회가 18일 본회의를 열어 황교안 새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 이로써 지난 4월 27일 이완구 전 총리 사퇴 이후 52일간의 총리 공백 사태가 일단락됐다. 총리서리제가 없어진 이후 지난 2010년 8월 정운찬 총리가 사퇴한 뒤 김황식 총리가 취임하기까지 50일간의 공백이 최장이었으나 이번에 그 기록을 깨는 악선례를 남겼다. 그 와중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까지 터지면서 총리 공백의 후유증이 더 심각해졌다.

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병역 면제 논란과 전관예우 문제 등 2년여 전 법무장관 청문회 때 제기됐던 의혹들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총리 적격 논란 역시 증폭됐고, 급기야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가운데 여당 단독으로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런 부족함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황 신임 총리는 그만큼 제44대 총리로서 국민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 황 총리 앞에 놓인 과제는 엄중하다. 무엇보다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행정부의 무기력과 복지부동, 우왕좌왕과 지리멸렬 현상이 심각하다. 이런 행정부의 중심(中心)을 잡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내각으로 추스르는 일이 화급하다.

특히 당면 과제인 메르스 극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 초동 대응에 실패한 정부는 여전히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메르스보다 공포가 더 무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 컨트롤타워만 5개가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중구난방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訪美)를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행정 각부를 통할(統轄)하는 황 총리는 메르스 대응에 정부가 효율적으로 총력전을 펼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지휘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황 총리는 내각을 대표해 청와대, 국회, 여당, 야당과 소통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당·정·청 조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입법부와 행정부의 갈등,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개혁과제 실천, 의원 겸직 장관들의 국회 복귀에 따른 행정부 공백 등 과제가 산적하다. 대통령에게 직언(直言)하고 법치를 바로세우는 일이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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