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읽기 전 저자를 먼저 알아야 한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맡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로버트 라이시는 진보적 정치경제학자이자 행동하는 지성으로 불린다. 이론과 실제에 모두 능통한 인물이란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비즈니스 분야를 이끄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불리는 그가 첫손에 꼽는 세계 경제 문제의 시작점은 ‘부의 불평등’이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부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11가지 액션플랜’이다.
‘1대99’에서 1은 국가의 부와 소득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1%를 뜻하고, 99는 나머지가 99%다. 미국의 경우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20%를 차지하고, 저자가 제시하는 2009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위 1% 급여 근로자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2억4320만 원으로 일반 급여 근로자보다 9.1배 많다. 이 격차를 줄여 불균형을 해소하면 자연스럽게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가 내세우는 해법은 구체적이다. 부자에게 적용하는 세율을 인상하고, 상위 0.5% 부유층의 재산에 2%의 부가세를 부과하며 금융 거래 시 0.5%의 세금을 부과한다. 또한 국방 예산을 삭감하고 값비싼 의료비 통제, 교육과 사회기반시설 투자, 거대 은행 규모 제한과 불법 정치자금 차단 등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보다 궁극적 목적은 ‘해법 제시’보다는 ‘대중의 각성’이다. 경제가 왜 일반 근로자인 국민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조작되어 가는지 원인을 밝히고, 이러한 현상을 바로 잡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포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근로자가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 분노를 느낀다면 직접 행동을 통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거듭 강조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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