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시설 방역·농번기 일손돕기 등 자원봉사 밀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마을 전체가 통째로 격리됐다가 19일 오전 격리조치가 해제된 전북 순창군 장덕리에서 마을주민들이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해제는 70대 한 주민이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마을 출입이 전면 통제된 지난 4일 이후 15일 만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마을 전체가 통째로 격리됐다가 19일 오전 격리조치가 해제된 전북 순창군 장덕리에서 마을주민들이 서로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해제는 70대 한 주민이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마을 출입이 전면 통제된 지난 4일 이후 15일 만이다.

추가확진 1명… 대책본부 “진정세 돌아섰다 판단”

‘시민’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나라에 위기가 닥치면 전국에서 봉기했던 민초들처럼 누가 시킨 것도,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나서 이웃을 돕는 한국민의 ‘의병 유전자(DNA)’가 되살아나고 있다.

19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들 ‘메르스 의병’들은 자원봉사자의 옷을 입고 메르스 현장에 뛰어들어 궂은 일을 마다 않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대전 서구보건소에는 예비역 간호장교 출신인 김경애(50) 예비역 소령과 정경숙(55) 예비역 대위가 이날부터 보건소 입구에서 메르스 의심환자와 일반환자 분류·체온 체크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나라를 지켰던 사람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과거 군의무학교에서 전염성 질환 대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소속 60여 명 공무원들도 오는 21일 평택의 블루베리, 딸기, 감자, 양파농가를 찾아 일손을 보탤 예정이다. 수원시청 봉사직원들은 메르스 확진자 가정의 이사를 돕는 환자가정 이사도우미를 지원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는 4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버스 승강장 등 대중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락스로 의자 등을 닦고 있다.

부산 수영구 재난상황실에는 자원봉사자 10명이 전화기를 붙들고 자가격리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건강상태와 생활불편 사항 등을 상담했다. 수영구에는 지난 12일 부산에서 2번째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후 413명이 자가격리돼 있다. 담당 공무원은 접수된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식료품, 약 등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집으로 전달해 주고 있다.

한편, 이날 메르스 추가 확진자는 1차 유행 이후 가장 적은 1명에 그쳤다. 격리자 수는 전날보다 799명 줄어든 5930명, 격리해제자는 전날보다 1043명 늘어난 5535명이 됐다. 사망자가 1명 늘어 24명이 됐지만, 퇴원자는 6명 늘어 총 30명이 됐다. 권덕철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총괄반장은 “현재 추이로는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하지만 집중관리 병원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지를 더 지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박영수 기자, 이용권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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