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작업장 차려놓고 위조… 관세청, 3개조직 9명 적발

질 떨어지는 중국산 공구류를 한국산이나 미국산 고가 상표로 둔갑시켜 146만 점이나 시중에 유통해온 조직들이 세관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일부 조직은 목욕탕을 개조한 비밀 작업장을 차리고 팔순의 노모까지 위조 작업에 가담시키기도 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중국산 공구류를 들여와 인지도가 높은 상표로 위조해 유통한 3개 조직 9명을 붙잡아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2012년 1월부터 수입되지 않는 유명상표의 위조품은 정품과 섞어 수입하고 인지도가 낮거나 상표가 없어 정상 수입할 수 있는 공구류는 수입 후 유명상표로 위장하는 수법으로 146점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품 시가로 따지면 50억 원 상당에 달한다.

A 통상 대표인 강모(54) 씨는 중국으로부터 상표가 없는 원형 톱날을 수입해 한국산 상표인 ‘계양’상표를 인쇄해 포장하고, 중국산 절단석에는 위조한 미국산 쓰리엠(3M) 스티커를 붙여 전국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강 씨는 동네 목욕탕을 개조해 비밀작업장을 만든 후 팔순 노모와 가족·직원을 위조 작업에 동원했으며, 작업장에는 CCTV를 설치해 작업 상황과 주변을 감시했다. B 통상 대표인 권모(51) 씨는 중국에서 상표가 없는 일반 줄자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위조된 일본 상표인 ‘타지마’ 줄자를 섞어 들여와 작업장에서 타지마 상표를 붙여 정품으로 둔갑시켰다. 또 상표가 없는 중국산 절단석을 수입해 위조 전문가인 이 모(50) 씨에게 3M상표를 붙여 포장하게 한 후 정품으로 속여 유통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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