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박성현사용클럽= ▶드라이버(핑 G30 LST 9도) ▶페어웨이 우드 2개(핑 G30 14.5도, 17도 ) ▶아이언7개(핑 S55 아이언 4번~피칭웨지) ▶웨지 3개(핑 글라이드웨지 50도, 54도, 58도) ▶퍼터(핑 카덴스TR 러슬러 2)
박성현사용클럽= ▶드라이버(핑 G30 LST 9도) ▶페어웨이 우드 2개(핑 G30 14.5도, 17도 ) ▶아이언7개(핑 S55 아이언 4번~피칭웨지) ▶웨지 3개(핑 글라이드웨지 50도, 54도, 58도) ▶퍼터(핑 카덴스TR 러슬러 2)
시련과 불운 딛고 데뷔 2년만에 첫 우승 박성현‘이런 보배가 그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지?’

박성현(22·사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신데렐라가 됐다.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데뷔 2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박성현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7억 원) 4라운드에서 올해 3승을 거둔 이정민(23)을 꺾었다.

박성현은 2주 전 롯데칸타타여자오픈 마지막 날 통한의 역전패를 안겨준 이정민에게 빚을 되갚았다. 박성현은 2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달라진 게 없는데…, 하룻밤 새 이렇게 많은 (축하)전화를 받은 건 처음”이라며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닥공’ 스타일 골프=박성현을 주목하는 이유는 마치 남자와 같은 스윙과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박성현은 그래서 시원시원하다. 돌아가는 법도 없다.

4타 차 선두로 나선 박성현은 4라운드 9번 홀(파4)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어 타수를 줄인 이정민에게 쫓겼다. 이쯤 되면 대개 ‘지키기’에 급급하지만 박성현은 그린을 직접 노리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0번 홀(파5)에서 240야드를 남기고 과감하게 페어웨이 우드로 2온을 시도했다. 그린 앞 벙커에 들어갔지만 벙커 샷을 붙여 버디를 뽑아냈고, 11번 홀(파4)에서도 드라이버로 과감하게 공략한 끝에 버디를 추가하며 달아났다.

박성현은 14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 샷이 오른쪽 해저드에 빠지는 등 6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리면서 3타를 잃어 위기를 맞기도 했다.

2주 전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일 18번 홀(파5)에서도 200m를 남겨 두고 2온을 시도하다 그린을 넘기면서 보기를 범해 연장전을 허용했다. 때론 무리하다 싶을 정도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손해를 볼 때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자신의 소신대로 공을 친다. 그래서 팬들에겐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장타 본능=박성현의 올시즌 KLPGA 투어 평균 비거리는 247야드로 7위에 해당된다. 하지만 대회마다 비거리 측정 홀이 2개 남짓에 불과하고, 러프에 들어간 티샷은 제외하기 때문에 순위는 별 의미가 없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에서 맞붙은 이정민보다는 드라이버 샷 거리가 더 나갔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 때는 비록 뒷바람이 불었지만 310야드까지 날린 적도 있다. 이정민은 평균 비거리 251.32야드로 장타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정민이 박성현에 앞서 두 번째 샷을 하는 모습이 더 많았다. 박성현은 지난해 평균 비거리 264.71야드로 장타 부문 1위에 오른 김세영(22)이나 장하나(23·263.72야드)에 버금가는 장타력을 갖고 있다.

171cm로 마른 체격인 박성현의 헤드 스피드는 시속 105마일 정도다. 지난 5월 SK텔레콤 때 최경주(45)가 밝힌 헤드 스피드는 106마일이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의 헤드 스피드가 126마일이고, 타이거 우즈(40·미국)의 요즘 스피드는 115마일 전후다. 박성현은 여자선수치고는 헤드 스피드가 무척 빠르다. 또 스윙궤도가 크고 스윙 자체가 유연하다. 박성현 장타의 원동력이다.

◇뒤늦은 첫 승 이유는=2008년부터 국가대표를 거친 박성현은 2013년 드림 투어(2부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해 1부 투어에 입성했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인해 그해 1부 투어에 데뷔하지 못했고 1년 뒤에야 1부에 입성했다. 2012년 11월 시드전을 치르러 전남 무안으로 이동하다 박성현은 뒤차에 들이받히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목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으로 강행한 경기에서 박성현은 1타 차로 탈락했다. 지난해 24개 대회에 출전해 MBN 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우승은 없었지만 14개 대회 컷을 통과해 상금 랭킹 34위(1억2005만 원)에 올랐다.

박성현은 올 시즌 급성장한 이유를 동계훈련 덕분이라고 꼽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동남아 지역에서 동계훈련을 해오다 지난해 미국으로 전지 훈련하면서 잔디 적응력을 높여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미국 진출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았고, 3년 정도 국내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천천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빅3’가 될까=박성현은 올 시즌 전인지(22), 이정민, 고진영(20)이 구축해온 트로이카 체제를 무너뜨릴 파괴력을 지닌 다크호스임을 입증했다. 한국여자오픈 우승 상금 2억 원을 보탠 박성현은 상금 랭킹 4위(3억1365만 원)로 올라섰다. 박성현은 지금까지 스윙코치나 멘털코치 없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 왔다고 했다. 박성현은 그러나 지난 롯데칸타타여자오픈과 한국여자오픈 마지막 날 후반부에서 드러난 들쭉날쭉한 경기력 극복이 과제다.

박성현은 한국여자오픈 마지막 6홀 동안 6타를 잃었듯 긴장할 경우 스윙 템포가 무너진다는 약점이 있다. 남은 시즌 동안 ‘빅3’를 넘기 위해서는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성현은 현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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