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중종 39년 1월 30일의 ‘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왕이 말하기를 “어제 두 번 약을 먹었더니, 간밤부터 온몸에 땀이 나고 열나는 증세가 조금 줄었으나, 냉담(冷痰)과 해수는 여전하다”고 언급해서, 이때의 담은 ‘가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선조 1월 7일의 기록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침해를 받아 체하고 내려가지 않는다. (중략) 원기가 허약한 데다 겸하여 담음(痰飮) 증세까지 있으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해서, 가래가 아니라 소화를 방해하는 이물질임을 의미하고 있다.
조선시대 왕 중에서 여러 번에 걸쳐 담병이 언급된 임금은 순조다. 순조 11년 7월 8일의 기록을 보면, 왕이 하교하기를 “평상시에도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걸어 다니는 소리나 새소리 같은 것도 역시 모두 듣기가 싫다”고 하자, 어의가 아뢰기를 “격담(膈痰)이 있는 듯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어서 말하기를, “밤중에 간혹 가슴 사이에 조동(跳動)하는 징후가 없습니까?”라고 묻자, 순조가 “가끔 놀라는 듯한 경우가 있다”고 대답한다.
이는 담이 가슴에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얘기한 것인데, 같은 해 9월 5일의 기록에도 어의들이 진맥을 마치고 아뢰기를, “좌촌관(左寸關)에 약간의 활체(滑體)가 있으니, 가슴 위에 담후(痰候)가 있는 듯합니다”라고 한다. 이어서 “가슴 위에 담이 있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아뢰고 있다. 다시 말해 담이 가슴에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놀라서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담이 머리에 있으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기고, 귀에 있으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이상한 소리가 나며, 눈에 있으면 눈이 잘 보이지 않고, 코에 있으면 콧물이 흐른다고 되어 있다.
순조 14년 9월 5일부터 10월 27일까지의 기록을 보면, 왕의 다리에 습담이 있어 치료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9월 5일에 임금이 의관에게 다리를 진찰하라고 명하였는데 의관이 진찰을 마치고 아뢰기를, “다리에 약간 부기(浮氣)가 있는 듯한데 습담(濕痰)이 경락에 흘러 들어가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하고, “내복약과 외용약을 붙였는데, 이날부터 날마다 입진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후 지속적으로 치료 기록이 나오는데, 내복하는 탕약뿐만 아니라 침과 외용으로 붙이는 고약 그리고 안마요법까지 시행되고 있다. 이렇게 담병을 치료할 때는 부위와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법이 이용된다. 실제 숙종의 경우에는 배꼽에 있는 담핵(痰核)을 치료하기 위해 뜸까지 떴었다.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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