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전문가 보낸 美CDC 1만5000명 ‘세계최대 인력’
그 중 3분의 1이 의사 출신
위기·긴급·위험 매뉴얼따라
정확한 정보 공개도 모범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부실 대응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가 연일 질책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체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CDC는 수전 거버 면역 및 호흡기질환 센터 팀장을 비롯해 7명으로 구성된 감염병·역학조사 전문가단을 한국에 긴급 파견했다. 이들은 22일부터 메르스 관련 회의, 실험식 분석, 현장 방문 등의 일정을 열흘간 수행한다. 미국 CDC 감염병 전문가단의 방한만으로도 국내 메르스 사태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3일 “다양한 감염병 대응 경험과 능력을 갖춘 미국 CDC와의 전문가 간 협력을 통해 메르스 대응과 관리 역량을 한층 높여 국내 메르스 종식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CDC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조류인플루엔자, 원숭이천연두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곳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당사국의 요청을 받아 24시간 이내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하는 신속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CDC 내에는 감염병 발생 시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대기하고 있는 긴급대응팀의 인력만 수백 명에 이른다. 이들은 질병이 발생한 현장을 방문해 발병 루트와 발병 실태를 파악한 후 치료법과 예방법을 해당국에 가르쳐준다. 사스가 발병했을 때도 CDC는 사스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법을 완성해 세계의 병원과 과학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낸 것도 CDC다.
CDC는 감염병 발생 시 정보 공개와 관련한 체계적인 매뉴얼도 갖추고 있다. 이는 세계 각국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뒤늦은 정보 공개로 메르스 사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 한 우리의 보건당국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미국 보건 당국의 정보 공개는 한국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이루어졌다. 미국 CDC의 ‘위기·긴급·위험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 따른 것이다. 400페이지 분량의 매뉴얼은 ‘대중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CDC에는 센터장 직속으로 일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도 있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가 정식 대변인조차 없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질병관리본부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전담하는 부서는 물론 정식 대변인도 없다.
이처럼 CDC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세계 최대의 인력과 예산이 있기에 가능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DC는 워싱턴 이외에 본부를 둔 유일한 연방기관이다. 1만5000여 명 가까운 방대한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인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력이 의사 출신이다. CDC의 역학조사관은 모두 의사로, 급여 등에서 의사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는다. 이들은 원하는 자료도 즉각 받아볼 수 있고 CDC 내 권한도 막강하다.
국내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를 하는 공중보건의가 신분상 제약으로 공무원처럼 현장에서 필요한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과 비교된다. CDC의 연간 예산은 11조5500억여 원(약 105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 최초로 미국 CDC에서 역학전문요원과정(EIS)을 이수한 바 있는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국내 역학조사관 초기 멤버들은 미국 EIS에서 훈련받을 필요가 있다”며 “그들의 시스템을 연구해서 국내 방역 체계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그 중 3분의 1이 의사 출신
위기·긴급·위험 매뉴얼따라
정확한 정보 공개도 모범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부실 대응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가 연일 질책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신속하고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체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CDC는 수전 거버 면역 및 호흡기질환 센터 팀장을 비롯해 7명으로 구성된 감염병·역학조사 전문가단을 한국에 긴급 파견했다. 이들은 22일부터 메르스 관련 회의, 실험식 분석, 현장 방문 등의 일정을 열흘간 수행한다. 미국 CDC 감염병 전문가단의 방한만으로도 국내 메르스 사태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3일 “다양한 감염병 대응 경험과 능력을 갖춘 미국 CDC와의 전문가 간 협력을 통해 메르스 대응과 관리 역량을 한층 높여 국내 메르스 종식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CDC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조류인플루엔자, 원숭이천연두 같은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는 곳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당사국의 요청을 받아 24시간 이내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하는 신속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CDC 내에는 감염병 발생 시 세계 어디든 갈 수 있게 대기하고 있는 긴급대응팀의 인력만 수백 명에 이른다. 이들은 질병이 발생한 현장을 방문해 발병 루트와 발병 실태를 파악한 후 치료법과 예방법을 해당국에 가르쳐준다. 사스가 발병했을 때도 CDC는 사스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법을 완성해 세계의 병원과 과학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낸 것도 CDC다.
CDC는 감염병 발생 시 정보 공개와 관련한 체계적인 매뉴얼도 갖추고 있다. 이는 세계 각국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뒤늦은 정보 공개로 메르스 사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 한 우리의 보건당국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미국 보건 당국의 정보 공개는 한국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이루어졌다. 미국 CDC의 ‘위기·긴급·위험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에 따른 것이다. 400페이지 분량의 매뉴얼은 ‘대중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개하라’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CDC에는 센터장 직속으로 일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도 있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가 정식 대변인조차 없는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질병관리본부엔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전담하는 부서는 물론 정식 대변인도 없다.
이처럼 CDC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최전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세계 최대의 인력과 예산이 있기에 가능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DC는 워싱턴 이외에 본부를 둔 유일한 연방기관이다. 1만5000여 명 가까운 방대한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전체 인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력이 의사 출신이다. CDC의 역학조사관은 모두 의사로, 급여 등에서 의사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는다. 이들은 원하는 자료도 즉각 받아볼 수 있고 CDC 내 권한도 막강하다.
국내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조사를 하는 공중보건의가 신분상 제약으로 공무원처럼 현장에서 필요한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과 비교된다. CDC의 연간 예산은 11조5500억여 원(약 105억 달러)에 이른다.
국내 최초로 미국 CDC에서 역학전문요원과정(EIS)을 이수한 바 있는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국내 역학조사관 초기 멤버들은 미국 EIS에서 훈련받을 필요가 있다”며 “그들의 시스템을 연구해서 국내 방역 체계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