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 세금인상 등 약속
채권단은 연금삭감 포기하기로
25일 EU정상회의서 최종 결정
파국을 향해 치닫던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이 결국 타협점을 찾으면서, 이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 타결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벼랑 끝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양보한 결과다. 이로써 그리스는 구제금융 잔여분 72억 유로를 수혈받아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 위기를 일단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EU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24일 유로그룹(EU 재무장관 협의체)회의가 다시 열린다”며 “이번 주 내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날 그리스가 내놓은 새 개혁안을 “긍정적인 일보전진”으로 평가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협상타결)보장은 못한다”며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말로 신중한 자세를 나타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 역시 “그리스의 새 제안은 분명히 종합적이고 자세했다”면서도 “앞으로 48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다른 골목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치프라스 총리가 “매우 협조적인 자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지난 5개월 동안 줄다리기를 계속해오던 구제금융협상이 드디어 타결을 눈앞에 두게 된 데에는,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그동안 고집해오던 입장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고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이터, BBC, 카티메리니 등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이 요구해온 연금체제 개혁, 세금인상, 재정수지 목표(올해 1%, 내년 2%, 2018년 3.5%)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연금의 경우 조기은퇴자에 대한 연금수급 제한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은퇴연령을 점진적으로 67세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세제의 경우 부가가치세율 체계를 개편해 세수를 증대하고, 특별부과금 대상을 ‘이익 150만 유로’기업에서 50만 유로 기업으로 낮추며, 고소득층에 부과하는 ‘연대세’ 기준도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반면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텼던 연금삭감과 공공부문 추가 임금삭감, 전기료 부가가치세 인상에 대해서는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첨예하게 충돌했던 사안 중 하나인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치프라스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구제금융협상 타결을 조건으로 부채 완화(debt relief)를 요구했지만, 융커 집행위원장과 메르켈 총리가 “지금은 그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가 그동안 “(부채 완화는) 절대 안 된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해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기오르고스 스타타키스 그리스 경제장관은 22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수개월 내 (부채 완화가) 어젠다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채권단은 연금삭감 포기하기로
25일 EU정상회의서 최종 결정
파국을 향해 치닫던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이 결국 타협점을 찾으면서, 이르면 오는 25일 열리는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 타결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벼랑 끝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양보한 결과다. 이로써 그리스는 구제금융 잔여분 72억 유로를 수혈받아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 위기를 일단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EU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어 “24일 유로그룹(EU 재무장관 협의체)회의가 다시 열린다”며 “이번 주 내 그리스 구제금융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날 그리스가 내놓은 새 개혁안을 “긍정적인 일보전진”으로 평가했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협상타결)보장은 못한다”며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말로 신중한 자세를 나타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 역시 “그리스의 새 제안은 분명히 종합적이고 자세했다”면서도 “앞으로 48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다른 골목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치프라스 총리가 “매우 협조적인 자세”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지난 5개월 동안 줄다리기를 계속해오던 구제금융협상이 드디어 타결을 눈앞에 두게 된 데에는,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그동안 고집해오던 입장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고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이터, BBC, 카티메리니 등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이 요구해온 연금체제 개혁, 세금인상, 재정수지 목표(올해 1%, 내년 2%, 2018년 3.5%)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연금의 경우 조기은퇴자에 대한 연금수급 제한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은퇴연령을 점진적으로 67세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세제의 경우 부가가치세율 체계를 개편해 세수를 증대하고, 특별부과금 대상을 ‘이익 150만 유로’기업에서 50만 유로 기업으로 낮추며, 고소득층에 부과하는 ‘연대세’ 기준도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반면 채권단은 그리스 정부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텼던 연금삭감과 공공부문 추가 임금삭감, 전기료 부가가치세 인상에 대해서는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첨예하게 충돌했던 사안 중 하나인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치프라스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구제금융협상 타결을 조건으로 부채 완화(debt relief)를 요구했지만, 융커 집행위원장과 메르켈 총리가 “지금은 그 문제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가 그동안 “(부채 완화는) 절대 안 된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해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기오르고스 스타타키스 그리스 경제장관은 22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수개월 내 (부채 완화가) 어젠다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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