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최고령 투수 최영필
이달 5경기 무실점 행진
“500경기 하면 뿌듯할 것”


“열심히 던지다 보면 아들과 프로에서 만날 날이 오지 않을까요.”

KIA의 최영필(41·사진)은 KBO 리그(프로야구 1군) 최고령 투수다. 1974년 5월 13일생으로, 삼성 포수 진갑용에 이어 전체에선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진갑용과의 차이는 불과 5일.

최영필은 22일까지 28경기에 등판, 팀이 치른 65게임의 43%에 등판했다. 시즌 성적은 3승 1패 3홀드(평균자책점 3.45). 특히 6월 들어 5경기(총 5이닝)에 출장,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팔팔한 후배들처럼 힘 있는 공을 던지지는 못하지만, 풍부한 경험을 발판으로 한 노련미로 타자들을 애먹인다. KIA 불펜진 중 최영필보다 많은 경기에 나온 건 24세의 ‘팔팔한’ 심동섭뿐이다.

통산 462경기(역대 37위)에 등판한 최영필의 단기 목표는 500경기 돌파. 최영필은 “선발과 구원을 왔다 갔다 했기에 데뷔 19년 차치고는 등판 횟수가 많지 않다”며 “500경기를 던지고 나면 ‘아, 나도 이 정도는 했구나’ 하는 뿌듯함이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인 아들 최종현(19)이 올해 경희대에 입학, 대학 동문 후배가 됐다. 장기 목표는 KBO 리그 최초로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무대에서 서는 것. 최영필은 “종현이가 대학에 진학했으니 4년을 더 뛰어야 프로에서 만날 수 있다”며 “그 꿈을 포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현대 1차 지명 선수로 1997년 데뷔한 최영필은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왔다. 한화, SK를 거쳐 KIA로 옮기면서 통산 44승 59패 14세이브 41홀드를 거뒀다. 2010년 한화에서 시즌을 마친 뒤 ‘미아’가 됐지만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012년 국내 프로야구(SK)에 복귀했다. 그런데 두 시즌을 치른 뒤 코치직을 제안받았다.

최영필은 현역 연장을 원했지만 자신을 받아주는 팀이 없어 ‘실업자’가 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해 3월 뒤늦게 KIA와 연봉 7000만 원에 계약했다. 올해는 1억3000만 원으로 인상됐다. 2009년 이후 6년 만의 억대 연봉.

최영필은 “굴곡이 있는 야구인생이었지만 묵묵히 지켜봐 준 아내(신예자·43), 아들 종현, 고교 2년생이 된 딸 예린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부끄러운 아빠가 되지 않도록 던질 힘이 남아 있는 한 끝까지 던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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