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송재우 기자 jaewoo@
그래픽 = 송재우 기자 jaewoo@

미국 최고의 팝스타와 애플 사이에서 촉발된 저작권 논쟁이 세계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21일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에 자신의 앨범 ‘1989’의 음원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30일 서비스를 시작하는 애플뮤직이 무료서비스 기간인 3개월 동안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애플의 에디 큐 수석부사장은 스위프트가 이 같은 입장을 밝힌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애플뮤직을 무료로 제공하는 3개월 동안에도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겠다”며 발 빠르게 대응했다.
애플과 음원 스트리밍 저작권료 논쟁으로 화제가 된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애플과 음원 스트리밍 저작권료 논쟁으로 화제가 된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이번 ‘저작권 논쟁’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애플이 백기를 들었다” “스위프트가 애플에 한방 먹였다”며 세계 최대 기업을 상대로 한 아이돌 가수의 도전에 집중했다. 그러나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는 이번 논쟁을 통해 펼쳐질 스트리밍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분석해 눈길을 모았다. 복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유일한 수익 창구인 다른 기업과 달리 애플은 ‘애플뮤직’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핵심 사업의 유인책으로 보고 있어 막대한 투자가 이뤄질 경우 기존 기업들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플의 진출로 가장 타격을 받을 기업은 시장의 선두주자 ‘스포티파이’다. 스웨덴 출신의 기업인 다니엘 에크가 지난 2008년 설립한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방식을 세계적인 추세로 정착시키며 창업 7년 만에 음악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현재 유료 가입자 2000만 명, 무료 사용자는 5500만 명에 이르며 이달 초 5000만 달러(약 555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기업 가치도 85억 달러(약 9조4358억 원)가 됐다. 그러나 이번 스위프트와의 분쟁에서 보듯 2000억 달러(약 221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현금을 무기로 저작권료를 후하게 지불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애플의 등장으로 스포티파이의 입지는 흔들리게 됐다.

애플은 이달 초 음원 수익 배분과 관련해 저작권자에게 73%를 지불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70%를 저작권자에게 지불하는 스포티파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스포티파이는 70%의 저작권료 지불비율 탓에 지난해 10억 유로(약 1조243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결국 1억6200만 유로(약 201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애플과 스포티파이의 주도권 다툼은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과 함께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미디어리서치는 2014년 33억 달러(약 3조6633억 원) 규모였던 스트리밍 시장이 2019년 80억 달러(약 8조8808억 원)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구글 역시 23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구글 플레이 뮤직’의 무료 버전을 출시하며 추격을 예고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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