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수록 발로뛰어 답 찾자”
생산·마케팅현장 수시로 찾아
최근 포스코건설 비자금 수사와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를 둘러싼 대우인터내셔널과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은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현장 경영’을 통해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고자 나섰다.
권 회장은 25일 포스코신문에 실린 ‘최고경영자(CEO) 레터’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현장과 호흡하고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필드(field)형 CEO’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임직원 모두 ‘현장 마인드’로 무장하고 현장 스킨십을 통해 기회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지난해 취임 이후 계속되는 철강시장 불황과 올해 초 불거진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계열사와 갈등 등 바람 잘 날 없는 그룹의 위기 상황을 현장 경영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권 회장은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에서 배 13척으로 적함 133척을 격침했는데 승전 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현장”이라며 “전투 예정지를 반드시 사전 답사하고 물살 방향과 세기 등에 대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전쟁에서 승부는 정확한 현장 정보 수집과 이에 기반을 둔 전략 수립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경영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 권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탁상공론만 하는 기업은 지금처럼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위기일수록 발로 뛰고 눈으로 확인해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경영을 통해 회사의 숨겨진 문제점을 찾고 새로운 개선과 도약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으며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지고 조직 내 소통과 화합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식 직후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을 찾는 등 국내외 생산 현장과 마케팅 현장, 연구·개발(R&D) 현장 등을 수시로 찾아 임직원 및 고객들의 의견을 들었다. 올 들어서도 지난 4월 광양제철소를 찾는 등 현장 경영 행보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취임 화두로 ‘위대한 포스코(POSCO the Great) 재건’을 주창했던 권 회장은 “위대함은 현장의 땀과 열정 위에서 피어난다. 현장이 허약한 기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고 현장에 발을 딛지 않은 비전은 일장춘몽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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