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테스트 / 티모시 가이트너 지음, 김규진·김지욱·홍영만 옮김 / 인빅투스

현대인을 위한 스트레스 관리비법을 알려줄 것만 같은 제목의 책은, 실은 경제 서적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제용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정도를 파악하는 평가방식을 의미한다. 저자는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장 출신으로 오바마 1기 정부 재무장관을 지낸 티모시 가이트너. 그가 재무장관직에 오른 2009년 1월, 미국 경제는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쳤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장은 붕괴 직전이었다.

버락 오바마는 이런 상황 속에서 대통령에 취임했고, 함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인물로 가이트너를 선택했다. 겨우 47세로 경제학자, 정치인, 심지어는 민주당원도 아닌 그를 발탁한 것은 의외의 인사였다.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가이트너는 사퇴를 고려할 만큼 수많은 반대에 부딪혔고, 근소한 표차로 겨우 인준을 통과했다.

그러나 그는 재임 동안(2009∼2013년) 뛰어난 위기관리능력과 과감한 판단으로 미국 경제를 위기 이전의 수준에 가깝게 회복시켜 놓았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다. 오바마 정부의 경제 비전을 확실히 각인시켜야 할 첫 연설에서 그는 허둥댔다. 연설이 끝나기도 전에 주가가 3%나 떨어졌고, 특히 금융주식은 이날 11%나 폭락했다.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경영에 실패한 거대 금융 대기업을 구제하는 정책 방향에 시민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그는 금융시스템이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더 큰 재앙이 시작될 것이란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결국 미국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했다. 안정된 금융시장을 바탕으로 경기를 회복했고, 문제가 된 금융권도 정부 지원금을 상환했다.

책은 이런 경제위기 탈출의 전 과정을 담은 기록물이다. 현장의 최전선에서 뛰었던 가이트너가 당시의 의사결정 과정과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를 속속들이 밝힌다. 경제위기에 대처할 매뉴얼로 손색이 없다. 홍영만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김지욱 신한금융지주회사 전략기획팀장 등 금융권 인사들이 책을 번역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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