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 앞에 15년 전 첫사랑 서연(한가인)이 불쑥 나타난다. 서연은 승민에게 자신의 고향 제주도에 집을 지어 달라고 부탁한다. 사무실 후배와 결혼해 미국으로 떠나려던 승민은 서연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재건축에 매달리던 승민은 15년 전 서연과의 추억을 끄집어내며 묘한 감정에 빠진다.
스무 살 승민 역은 이제훈이 맡았으며 아이돌 그룹 미스에이의 수지가 서연을 연기했다. 두 사람은 어색한 듯 다가서는 첫사랑의 감정을 풋풋하게 표현해냈다. 엄태웅과 한가인도 개성 있는 연기로 15년의 공백을 자연스럽게 메워냈다. 또 승민의 연애를 코치해주는 재수생 친구 ‘납뜩이’ 역을 맡은 조정석은 독특한 코믹 연기로 큰 웃음을 전했다. 이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조정석은 이후 충무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영화에 흐르는 1990년대 가요들도 관객의 첫사랑 추억을 자극했다. 특히 승민과 서연이 한옥 마루에 걸터앉아 함께 듣던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이 영화를 통해 재조명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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