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드라마 ‘셜록’에 대한 열광에 이어 한국판 셜록으로 불리는 드라마가 나오는 등 탐정 서사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소설시장에서도 강력한 두 탐정이 겨룬다. 셜록 홈즈 VS 행복 탐정 스기무라 사부로. 코난 도일 재단의 선택을 받은 작가 앤서니 호로비츠의 ‘셜록 홈즈:모리어티의 죽음’(황금가지)과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의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북스피어)이 나란히 출간된 것.
승자는? 질문을 던져 보지만 승부를 가르기는 어렵다. 이들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각각 열혈 마니아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 규모에선 홈즈가 앞서지만, 열광도에선 행복 탐정도 만만찮다.
◇이성적 차도남 셜록 =‘모리어티의 죽음’은 셜록의 원작자 아서 코난 도일(1859~1903)이 아니라 호로비츠가 쓴 셜록의 두 번째 이야기다. 영국의 인기 작가 호로비츠는 코난 도일 재단의 요청으로 2011년 ‘셜록 홈즈:실크하우스의 비밀’을 내놔 홈즈 돌풍을 일으켰다.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나온 ‘모리어티의 죽음’은 코난 도일의 단편 ‘마지막 사건’ 이후 이야기다. 코난 도일은 원래 ‘마지막 사건’에서 홈즈가 숙적 모리어티 교수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맞대결 끝에 추락사하는 것으로 결말을 내리며 홈즈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독자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빈집의 모험’을 통해 홈즈가 폭포에서 추락한 뒤 3년간 세상을 유랑한 것으로 그를 살려냈다. 이번 ‘모리어티의 죽음’은 홈즈와 모리어티의 대결 이후 닷새가 지난 뒤,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새로운 캐릭터인 애설니 존스 경감과 탐정 프레데릭 체이스가 모리어티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홈즈와 왓슨의 첫 만남을 연상시키는 듯한 이들은 사건을 예리하게 추론해 나간다. 김준혁 황금가지 주간은 “셜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쿨한 차도남 캐릭터 때문”이라며 “인간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이를 철저히 배제하며 사건에 집중해 깔끔하게 풀어간다”고 분석했다.
◇평범한 편집자 스기무라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은 미야베의 ‘행복 탐정’ 연작의 세 번째 작품. “인생에 부족함이 없거나, 행복한 삶을 사는 탐정은 미스터리의 세계에서 무척 드물다. 평범하고 이렇다 할 장점도 없지만 안정된 일상생활과 포근한 행복 속에 사는 탐정. 그 결과 그가 추적하는 사건은 아주 사소한 것이다. 그 사소함 속에 독자의 마음에 남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 같은 설명대로 평범한 탐정 스기무라는 위험에 빠진 재벌가 딸을 구한 인연으로 결혼한 뒤 장인 회사에 들어가 사보를 만드는 편집자다. 평범함을 넘어 소심한 스기무라. 캐릭터가 평범하다 보니 그가 다루는 사건도 일상적이고 사소할 수밖에 없다. 걱정과 고민도 일반인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는 끝없이 고민하면서도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스기무라가 탄 버스가 납치된다. 범인은 왜소한 노인. 그는 자신이 지목한 세 사람을 데려오라고 요구하고 인질들에겐 사과의 의미로 거액의 위자료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인질들은 노인의 정중한 태도에 감화돼 가는데, 특공대가 진입하자 노인은 자살한다.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든 가운데 스기무라는 인질 세 사람이 악질 다단계 회사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어 또 다른 버스 납치 사건이 벌어지고, 스기무라는 다단계 사건의 뿌리를 파헤쳐 나간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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