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피부 탄력·안면홍조 효과 체리, 생체리듬 조절 불면증 해소 시금치, 시력저화·동맥경화 개선
‘가짜 백수오 사건’은 갱년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백수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문제다. 즉 백수오를 찾는 수요가 갑작스럽게 폭증하면서, 유사한 약재인 ‘이엽우피소’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백수오가 가짜 재료까지 사용되면서 불티나게 판매된 것은 그만큼 갱년기 치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기 때문이다. 갱년기는 남녀 누구나 생애 한 번씩 겪게 되는 증상으로 ‘제2의 사춘기’로 불릴 만큼 신체적, 정서적으로 많은 변화가 발생하는 시기다. 여성은 폐경기를 겪으며 100%에 가깝게 갱년기를 겪는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호르몬 저하속도가 느려서 정신적 신체적 변화가 완만하지만 분명히 갱년기를 겪는다.
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은 안면홍조, 열감, 우울증, 만성피로, 불면증 등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히 지나가는 증상이라고 여기고 불편함을 견디는 경우가 많다. 또 대부분 자신이 갱년기 증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숨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갱년기 증상을 내버려둘 경우 고혈압이나 중풍, 심혈관계 질환 등 더 큰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갱년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 갱년기를 내버려두면 우선 각종 신체기능이 떨어져 노화가 빨라진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면 근력이 줄어들고 근육량도 줄어든다. 외형상으로 노화가 빨리 촉진된 모습을 보이고, 성기능과 기억력·인지기능 등 전체적인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다만 머리숱이 적어지고 흰 머리가 생기는 것과 남성호르몬 감소와는 상관이 없다.
여성은 주로 갱년기로 인해 심혈관 질환 위험성이 높아진다. 여성호르몬이 콜레스테롤 대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평상시 여성호르몬은 혈관을 확장시켜 심혈관질환을 억제하고 있지만, 폐경이 지나고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아진다.
◇생활 속 예방책이 중요 =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면 좋은 음식을 찾아 섭취하는 등 생활 속에서 예방책을 찾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자연식품 중에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을 권장하고 있다.
△석류는 피부노화와 안면홍조에 효과적이다. 석류는 천연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이소플라본 함유량이 많아 갱년기 여성들에게 좋은 대표적 음식이다. 이소플라본은 콜라겐 합성을 도와 피부 탄력을 증가시키고 노화를 방지한다. 또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쉽게 흥분감이 일어나고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체리는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성분이 풍부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체리에 포함된 멜라토닌 양은 100g당 7mg가량으로 자연식품 중 함유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체리에는 안토시아닌이 다량으로 함유됐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으로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의 항노화, 항염 작용을 활발하게 해 피로해소에도 좋다. 다만 체리는 열이 많은 식품으로 갱년기 증상으로 심한 열감이 있는 사람은 자제하거나 1일 섭취량이 10개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청포도는 골다공증과 기억력 감퇴, 부종에 도움이 된다. 청포도는 철분과 칼륨이 풍부하면서도 나트륨 흡수를 낮춰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대표적 식품이다.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이뇨작용으로 갱년기 이후 몸이 쉽게 붓는 현상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효소인 레스베라트롤 성분이 기억력 감퇴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연어는 고지혈증과 노화 방지에 도움을 준다. 연어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섭취 시 혈액 내 중성지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자외선에 의한 피부 염증 반응도 낮춰준다.
△감태는 심적 불안과 탈모 완화에 좋다. 감태는 서남해 부근 청정 해안가에서 자라는 해조류로 탈모예방에 탁월한 에클로탄닌 성분이 함유됐다. 에클로탄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표피와 진피층에 생길 수 있는 염증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시금치는 시력저하와 동맥경화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금치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 A는 망막 속에서 빛을 흡수해 감지하는 로돕신 생성을 돕는다. 또 피를 맑게 해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귀리는 무기력감과 소화불량, 변비에 효과가 있다. 세계 10대 슈퍼푸드의 하나로 꼽히는 귀리는 프로테아제 성분 등이 체내에서 소화효소의 역할을 한다.
△양상추는 골다공증과 진통에 효과가 있다. 뼈에 이로운 카로틴과 콜라겐 합성을 도와주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다만 최면과 진통 효과가 있어 많이 먹으면 졸음이 올 수도 있다.
나영철 황금사과한의원 갱년기클리닉 대표원장은 “갱년기는 생애 누구나 한 번씩은 겪게 되는 질환이지만 언젠가는 지나가겠지라는 마음으로 방치하거나 건강식품만을 섭취하는 등 증상을 악화시켜 더 큰 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며 “갱년기를 잘 치료해야 노년의 건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부터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