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무성 관리 전망 밝혀 “위안부 협상 진전 가능성” 경색된 외교 관계를 탈피하고 대화를 재개하고 있는 한·일 양국 간 정상회담이 이르면 오는 9월에도 성사될 수 있다는 일본 외교 당국자의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30일 아사히(朝日)신문 등에 따르면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晉輔)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차관보급)은 29일 도쿄(東京) 조치(上智)대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정상회담이 9월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밝혔다.

스기야마 외무심의관은 이날 “초가을에 한·중·일 정상회담이 가능하고 유엔 총회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한·일 정상회담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회담 일정에 대해 스기야마 외무심의관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하는 한편 “그런 분위기가 계속되고 잘 진행된다면 초가을에 (한·일 관계가) 상당히 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2012년 5월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실현된다면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2013년 2월 이후 각각 처음이다.

또 한·일 외교장관은 지난 21일 한·중·일 정상회담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스기야마 외무심의관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때 전혀 (협상 진전이) 안 됐지만 서로 대화하면 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측에서 위안부 문제 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1일 박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협상이 최종 단계에 와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입장이 변한 바 없다”는 유보적인 반응을 내놨다.

스기야마 외무심의관은 이어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거치면서 분위기가 꽤 좋아졌고 (한·일 관계 악화가) 바닥을 쳤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와 그 같은 내용을 합의한 바 없다”며 “윤병세 장관이 밝힌 대로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접촉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데에서 크게 더 나아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준희·인지현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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