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치프라스(사진) 그리스 총리가 1일 생중계된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오는 5일 국민투표 강행의지를 밝혔다. 그는 연설에서 “그리스는 지금 협박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국민투표를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치프라스 총리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 서한을 보내 채권단의 제안을 대부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국민투표 철회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리스 정부가 공개한 국민투표 용지의 문구에 따르면, 이번 투표는 6월 25일 채권단의 긴축요구안에 대한 국민의 찬반의사를 묻기 위한 것인데 정부의 입장이 변했다면 더이상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현지언론 카티메리니는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에 양보하는 내용의 제안을 한 지 불과 수시간 뒤, 대국민 연설에서 또다시 강경모드로 선회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은 1일 논평기사에서 치프라스 총리가 최근 며칠간 강경-타협-강경 등 수시로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통제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치프라스가 와해되고 있는 것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그리스 일간지에 공개된 6월 28∼30일에 실시한 여론조사는 채권단의 긴축요구안에 대한 반대가 54%로 찬성(33%)보다 많았지만 자본통제 조치가 발표되기 전에 57%였던 반대가 발표 이후 46%로 떨어졌다. 특히 6월 말 연금이 절반만 입금되고 현금카드가 없는 연금수급자는 연금을 찾지 못하는 등 연금수급자가 분노하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5일 치러지는 그리스 국민투표의 합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일 유럽위원회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날짜를 발표해야하는데, 그리스의 이번 국민투표는 너무 촉박하게 정해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6월 27일 채권단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8일 뒤인 7월 5일 국민투표를 실시해 국민들의 의사를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국민투표의 위헌성 여부를 가려달라는 소송이 제기되면서, 그리스 헌법재판소가 현재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은 3일쯤 나올 예정이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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