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밖 흡연자가 3~4배 많아
단속직원 “하루10여건 적발”
“부스밖 흡연 황당” 행인 눈살
지난 6월 30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에 설치된 3평 남짓의 흡연부스. 유리로 만들어진 부스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3명에 불과했지만, 내부는 이미 담배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때문인지 부스 안 흡연자보다 세 배 정도 많은 십여 명의 흡연자가 부스 밖 화단에 모여 담배를 피워댔다. 그동안 흡연부스 주변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많았던 듯 부스 앞에는 ‘간접흡연 피해방지를 위해 흡연부스를 이용하십시오’라는 커다란 플래카드와 ‘화단 앞 금연구역’이라는 표지판까지 내걸려 있었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우던 고모(38) 씨는 “부스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당장이라도 폐암에 걸릴 것 같다”며 “환풍시설이 있어도 공간이 워낙 비좁아 연기가 자욱한 데다, 옷과 몸에 배는 냄새 때문에 부스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담배꽁초까지 화단 앞 길거리에 그냥 버리고 떠나는 흡연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상황은 이곳뿐 아니라 다른 흡연부스도 비슷했다.
2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 8번 출구에 설치된 흡연부스는 지하철에서 나와 담배를 피우려는 흡연자들로 붐볐다. 동서울터미널 흡연부스의 두 배 정도 넓이에 양쪽이 개방돼 환풍이 더욱 잘 되는 구조였지만 4명만이 부스 안에서 담배를 피웠고, 5∼6명의 흡연자는 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웠다.
매일 이곳을 지나 출근을 한다는 이모(32) 씨는 “길을 건너다보면 부스 안은 텅텅 비어있고, 그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피우고 있어 황당했다”며 “자기는 담배를 피워도 남의 담배냄새는 싫다는 심보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날 만난 A구청 청소과 소속 단속직원 용모(65) 씨는 “흡연부스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아 하루평균 13∼14건씩 적발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길거리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되면 성인은 5만 원, 청소년은 2만5000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흡연부스가 좁은 공간과 열악한 시설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 · 사진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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