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의견수렴도 안거치고
급여 20% 반납 일방적 통보
법적문제 피하려 동의서 요구”
병원측 “200만원 미만 급여는
대상 제외…강요없었다” 해명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진료수입 감소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한 병원에서 “경영 악화를 이유로 병원 측이 직원들에게 강제로 임금 반납을 요구하고 동의서를 쓰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급여삭감이었을 뿐 강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거쳐 간 경기 용인시 A병원에 따르면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6월분 급여 지급 하루 전인 29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반납 동의서(사진)를 받았다.
동의서엔 ‘메르스 사태로 인해 병원 경영이 극도로 악화됐음을 공감하며, 본인은 병원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바라고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금의 반납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문서 하단엔 ‘당월 급여 총액의 20%를 반납하겠다’고 서약한 후 작성자가 직접 서명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병원 일부 직원들은 “구성원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채 강제적으로 임금 반납이 추진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직원은 “병원 측이 급여 지급 1주일 전 간부회의를 소집해 급여 20% 반납 방침을 통보하고 급여 지급 하루 전 동의서를 나눠줬으며, 이 같은 방침에 반발하는 내부 의견이 나오자 사표를 쓰라고 엄포도 놨다”면서 “동의서는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문제를 피하고자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지난달 급여 삭감에 그치지 않고, 이달엔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급여의 20%만큼의 무급휴가 사용을 권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이에 대해 “메르스 사태로 월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감소했음을 주요 부서장들에게 설명했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인 급여삭감을 통해 고통분담에 동참한 것”이라며 “임금 반납 동의서 작성을 직원들에게 강요하지도 않았고, 200만 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직원들은 임금 반납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반박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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