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시베리아로 가서 살겠어요.”

전영주가 천장을 응시한 채 말했다. 깊은 밤, 반쯤 열어 놓은 창으로 밀려 들어온 바람에 흰 커튼이 부드럽게 출렁거렸다.

“그곳은 러시아의 조선족 자치주가 되는 셈인가요?”

“다르지.”

서동수가 전영주의 어깨를 당겨 안으면서 대답했다. 조선족 자치주인 옌지에는 요즘 조선족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대도시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그곳은 동성이 임차한 땅이야. 남북한의 지원을 받고 남북한 투자 이민이 세울 도시지. 아무것도 없는 동토에 거대한 도시가 세워지는 거야.”

“러시아가 도로 빼앗아가지 않을까요?”

“그러다가 러시아가 빼앗길 수도 있지.”

서동수가 전영주의 볼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땀이 밴 전영주의 알몸이 다시 바짝 붙었고 식었던 몸이 금방 뜨거워졌다. 전영주가 서동수의 가슴에 더운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위원장님이 그러셨어요. 서 회장은 세상을 개척해 나간다고, 부럽다고 하셨어요.”

“위원장도 나하고 같이 뛰면 돼.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어.”

김동일은 이제 남북연방제가 합의되고 연방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 물러날 작정이다. 그래서 신의주에 대규모 자동차와 항공기 회사를 설립하여 지금 건설 중이다. 전영주가 몸을 일으키더니 서동수의 배 위에 올라앉았다. 밑에서 올려다본 전영주의 상반신은 풍만했다. 서동수가 손을 뻗어 전영주의 젖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때 전영주가 몸을 넣더니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턱을 조금 치켜든 전영주가 초점이 흐려진 눈으로 앞쪽의 벽을 보았다. 반쯤 벌린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서동수는 전영주의 젖가슴을 힘껏 움켜쥐었다. 입을 딱 벌린 전영주의 움직임이 거칠어졌다.

“한민족 1000만 명쯤이면 북아시아에 또 하나의 한국이 생기겠지.”

허리를 추켜올리면서 서동수가 말했다.

전영주의 신음이 더 커졌고 이젠 어깨를 움츠리면서 자꾸 몸을 숙이려고 했다. 서동수가 거칠게 허리를 들어 올리면서 말을 이었다.

“한민족의 땅이야. 이름을 생각해 봐.”

“아아아.”

전영주가 커다랗게 신음을 뱉었으므로 서동수는 몸을 비틀어 위로 올랐다. 이제는 누운 전영주가 두 손을 뻗어 서동수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빈틈없는 동작이다. 서동수가 다시 움직였다.

“시베리아는 잠자는 땅이라는 뜻이지만 이젠 깨어난 땅이 될 것이다.”

“아아아.”

“고려, 조선, 이름은 다 썼으니 다른 이름이 없을까?”

“아아, 나 죽어.”

“그렇지, 결정했다.”

“아아악.”

전영주가 다시 절정에 올랐을 때 서동수가 거칠게 움직이며 소리쳤다.

“한랜드, 한랜드다.”

전영주는 신음만 뱉었고 서동수가 몸을 숙여 입을 맞췄다.

“그렇지, 한민족의 땅, 한랜드다.”

서동수는 몸을 굽혀 전영주를 빈틈없이 껴안았다. 전영주도 사지를 펴더니 서동수를 감싸 안았다. 그제야 방 안의 냄새가 맡아졌고 등에 서늘한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열린 창문을 통해 희미하지만 어수선한 바깥 소음도 들려왔다. 그때 전영주가 거친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한랜드요? 이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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