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진(오른쪽) 방위사업청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명진(오른쪽) 방위사업청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연구개발 방만 실태중고도정찰 무인항공기
불필요한 시제품 납품받아

MILES 사용 리튬이온전지
혹한기 평가조차 안해

레이더 주파수 잘못 사용
민간기지국과 혼선 우려도


국방연구·개발사업 곳곳에 큰 구멍이 나 있는 사실이 또다시 확인됐다. 감사원이 2일 발표한 ‘국방연구·개발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자주국방을 위한 무기체계 개발사업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이 무기성능 시험 과정에서 불량부품을 합격시켜 주거나 필요한 시험과정을 생략하고 불필요한 시제품을 납품하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백억 원대의 연구·개발 예산을 낭비했다.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는 △K-2전차 체계 시험개발 업무 불철저 △무인기(UAV) 개발사업 연구·개발 승인 부적정△해군 함정레이더 연구·개발 부적정 △보안대책 수립 부적정 △차기 군 위성 운용주파수 소요 결정 부적정 △차기 전술교량 연구·개발사업 추진 부적정 △개발시험평가 계획 수립 및 실시 부적정 등 문어발식 허점에 대한 지적들로 가득하다. 병사 개인의 장비부터 함정 레이더, 전차 특정 장비 개발, 군 위성 운영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문제점이 지적되면서 국가 안보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위사업청이 2008년 승인한 ADD의 무인정찰기 연구·개발계획에 따르면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성능시험평가와 전자기파 간섭시험평가를 완료하는 데 시제품 3세트(조)로 충분했으나 방사청이 소요 수량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불필요한 시제품 1세트를 더 제작, 납품하도록 방치했다.

해군은 일부 함정에 대함레이더와 항해레이더를 설치하는 과정에 신형 레이더 개발을 완료했는데도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레이더 장착을 계획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육군이 개발 중인 중대급 교전훈련장비(MILES)의 경우 K-1발사기 등에 사용되는 1.5V 알칼라인 상용전지와 개인용 감지기 등에 사용되는 3.7V 리튬이온전지(개발전지)의 혹한기 운용시험평가를 애초에 하도록 돼 있었으나 혹한기 평가를 생략하도록 변경, 장비 불량이 은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해 10∼11월 개발시험평가 항목인 저온 환경시험평가 중 전지 지속 운용시간을 다시 시험한 결과, 발사기 2개 중 1개가 작동하지 않았다. 또 대전차용 교전훈련장비(PZF-3) 2개 중 1개가 커넥터 간 결합 불량으로 상온에서는 작동되다가 저온 챔버 안에서는 작동되지 않는 등 저온에서 전지 및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혹한기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교전훈련장비가 전력화돼 교육훈련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운용 적합성을 재확인한 뒤 전력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원은 합참의 경우 함정에 장착하는 레이더 주파수 대역폭이 잘못 사용돼 대역폭을 변경하거나 주파수 승인 내용대로 장비를 조정·교체해야 하는데도 일부 무기체계가 주파수 분배표에 명기된 대역폭과 다르게 사용되고 있어 민간 무선기지국과 주파수 간섭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세계 최장의 전술교량을 만들기로 하고 모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 업체의 자체 시험과정에서 교량이 6차례나 전복됐고, 결국 방위사업청은 계약을 해지했다. 전술교량은 파괴된 교량이나 계곡 등을 건널 때 임시로 설치되는 다리를 일컫는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전술교량 전력화가 4년 이상 지연되는 등 작전 수행에 제한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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