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주도해 창설한 ‘5개 중견국 협의체(믹타·MIKTA)’ 국회 의장단을 접견하고 있다.
靑 “국회의장급 접견에 배석하지 않는 게 관례”
鄭의장측 “오찬일정 취소 靑에서 이름 빼” 불쾌
의장단 회의 만든 鄭의장 초청자서 제외 납득 안돼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5개 중견국 협의체(믹타·MIKTA)’ 국회의장단을 접견한 자리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불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의장실은 공식적으로는 “외국 국회의장이 우리 대통령을 예방할 때에는 국회의장이 배석하지 않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청와대가 정 의장도 참석하는 오찬을 검토했다가 이를 단순 접견 형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정 의장을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정 의장이 믹타 국회의장단 회의 발족과 1일 창립총회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행사에 주인공을 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회법 개정안 위헌 논란에서 촉발된 청와대와 국회 간 불편한 관계의 불똥이 전혀 상관도 없는 외교 분야로까지 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믹타 국회의장단 접견에는 미겔 바르보사 멕시코 상원의장과 이르만 구스만 인도네시아 상원의장, 스티븐 패리 호주 상원의장 등만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1일부터 5일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믹타 국회의장단 회의 참석차 방한했으나, 정작 초청자인 정 의장은 이날 접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이 지난 2013년 9월 유엔 총회 당시 믹타 결성을 주도한 데다 현재 1년간(2014년 9월 ~2015년 8월)의 간사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의장의 접견 불참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21일 믹타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이 박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배석했었다.
정 의장 측 인사는 “원래 박 대통령과 믹타 국회의장단이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 정 의장도 참석하기로 돼 있었는데, 이게 접견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정 의장 이름을 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정 의장이 누락된 이유와 관련, “거기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찬 일정은 확정된 게 아니었고, 다른 일정 때문에 박 대통령이 한 시간이 넘는 오찬을 소화할 수 없어 접견 형식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최근 정 의장 초청으로 방한했던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박 대통령을 예방할 때도 정 의장은 동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남석·김만용 기자 greentea@munhwa.com
◇믹타(MIKTA) = 아시아·태평양과 미주, 유럽 등의 5개 중견국이 지난 2013년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결성한 협의체다.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호주 등 5개국의 영문 이니셜을 따 믹타(MIKTA)라고도 부른다.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가운데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과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그룹에 속하지 않으면서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국가들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