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본능 / 아지트 바르키·대니 브라워 지음, 노태복 옮김 / 부키

의식하게 되면 참을 수 없는 사고, 감정 또는 사실들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불안을 누그러뜨리려는 무의식적 방어기제인 현실부정(Denial of Reality). 흔히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지 못하는 부정적 개념으로 인식되지만, 두 저자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현실부정이야말로 인류가 지구상에서 독보적 존재로 진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초기 인류는 인지 능력을 발달시키다가 죽을 운명(필멸성)이라는 현실을 알아차리고 공포를 느끼게 됐다. 이에 인류는 두려움을 억누르기 위해 현실을 부정하는 고유한 능력을 진화시키고 그 결과 고차원적인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불치병 환자도 미래를 낙관할 수 있고, 모험가는 위험을 감수할 용기와 대담성을 얻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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