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정치 보고서’를 없앰에 따라 개혁의 첫 단추를 꿴 것으로 평가된다.’
인용문의 ‘뀄다’와 ‘꿴’은 ‘끼웠다’와 ‘끼운’으로 써야 맞습니다. ‘끼우다’를 써야 할 자리에 ‘꿰다’를 쓰는 사례가 워낙 많아 잘못 쓰기 쉽지만 의미를 찬찬히 따져보면 가려 쓰는 게 생각만큼 어렵진 않습니다.
‘끼우다’는 ‘벌어진 사이에 무엇을 넣고 죄어서 빠지지 않게 하다, 무엇에 걸려 있도록 꿰거나 꽂다’는 뜻이 있는데요. 단추와 단춧구멍의 관계를 생각하면 꼭 들어맞지요. 조금 다른 의미로는 ‘한 무리에 섞거나 덧붙여 들게 하다’는 것인데요. ‘기획팀에 친구를 슬쩍 끼워 넣었다, 장난감을 끼워 팔다’ 등으로 활용되지요.
‘꿰다’는 ‘실이나 끈 따위를 구멍이나 틈의 한쪽에 넣어 다른 쪽으로 내다, 어떤 물체를 꼬챙이 따위에 맞뚫려 꽂히게 하다, 물체를 뚫고 지나다’는 뜻이 있어요. ‘실을 바늘에 뀄다, 곶감을 꼬챙이에 뀄다, 총알이 몸을 꿰고 지나갔다’ 등으로 쓸 수 있는데요. ‘끼우다’에 비해 ‘관통하다’의 의미가 더 강하지요. 다른 의미로는 어떤 일의 내용이나 사정을 자세하게 다 안다는 것인데요. ‘그 학생은 논어, 맹자 등 고전을 두루 꿰고 있다’ 등으로 쓸 수 있어요.
언론에 등장하는 ‘첫 단추’는 어떤 일의 시작과 관련한 비유를 할 때 주로 쓰이는데요. 그 시작이 좋으면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이고, 출발이 매끄럽지 않으면 줄줄이 어긋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지요. 그런 낭패를 면하려면 일의 선후를 훤히 ‘꿰고’ 있어야 할 텐데요. 힘든 처지에 놓이더라도 한 치 앞의 상황과 함께 조금 먼 미래의 상황까지 한 줄로 꿰려는 노력을 거듭하다 보면 진퇴양난에 빠지는 일만큼은 면할 수 있을 겁니다.
김정희 교열팀장 kjh21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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