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상’ 경제에 단비 같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규모와 집행 내역이 확정됐다.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11조8000억 원(세입 추경 5조6000억+세출 추경 6조2000억)의 추경(追更)을 포함, 22조 원대의 재정을 추가로 풀기로 했다. 명분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극복과 경기 살리기다. 메르스 피해 지원에 2조5000억 원이 투입되고, 사회간접자본 확충(1조5000억), 서민생활 안정(1조2000억), 가뭄 대책(8000억) 등에도 지원된다. 청년 일자리 확충에도 9000억 원이 쓰인다.

이번 추경안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대내외 악재들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우리 잠재성장률 수준인 3%대를 사수(死守)하려 애쓴 흔적도 역력하다. 그러나 작금의 대내외 상황을 놓고 볼 때 이번 추경이 정부 희망대로 효과를 발휘할지 걱정된다. 우선, 최근 발표되는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더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물 경제지표들만 봐도 그렇다. 5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년 만에 최악이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도 75개월 만에 최저다. 정부는 세계 경제가 나아진다는 전제 아래 추경이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그리스 악재까지 겹쳐 이 효과마저도 기대난망이다. 규모도 시장 기대치에 비해 작은데다 급조된 정황도 적지 않아 충분한 ‘경기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 큰 걱정은 현재 정치권이 극도의 혼돈 속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추경안이 집행되려면 국회(國會)를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여당은 내부 다툼으로 날을 지새고, 야당은 이 틈을 타 ‘졸속 추경’이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이러니 미흡한 추경마저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추경은 경제 응급조치인 만큼 타이밍이 생명이다. 야당이 정략 아닌 국익을 위한 공당(公黨)이라면 이번 ‘민생(民生) 추경’이 제때 통과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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